韓 연구용 원자로, 美 수출 의미
원자력연·현대엔지·MPR 컨소시엄
美미주리대 원자로 초기설계 계약
원자력 강국 성장 위한 기반 첫발
정부, 연구로 수출 미래 먹거리 지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美 미주리대 차세대연구로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데니스 클라인(왼쪽부터) MPR기술 대표, 미주리대의 맷 샌포드 연구로 총괄 디렉터, 문 초이 총장, 토드 그레이브 이사회 의장, 원자력연의 주한규 원장, 임인철 부원장, 현대엔지니어링의 손명건 플랜트사업본부장, 이재훈 미국지사장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 컨소시엄이 차세대 연구용 원자로 설계기술을 미국에 수출하면서, 한국은 기술을 원조받던 나라에서, 66년 만에 기술을 역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원자력 선진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엔지니어링·MPR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 ‘차세대연구로 사업’의 초기설계 계약을 따낸 것은, 미국의 원조로 시작된 우리의 원자력 기술로 종주국인 미국에 수출의 첫 발을 내딛었다는 데에 의미가 깊다.
한국 원자력 연구개발 역사는 1959년 7월 14일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 1호기(TRIGA Mark-Ⅱ)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원자력연구소에 설치된 열출력 100㎾의 이 연구용 원자로는 1962년 본격 가동 시작부터 1995년 가동 중단까지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이뤄내며 원자력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이 됐다.
이번 미국 ‘역수출’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 역량을 보유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컨소시엄이 계약을 체결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연구로 분야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일군 높은 기술력과 원자력연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원자력 사업 경험이 많은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기업(MPR)과 협력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특히 원자력연에서 개발한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은 사업 수주의 핵심적인 기술 요인으로 평가된다. 요르단 연구로 사업 등 과거 해외 연구로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 경험도 응찰 준비와 수주에 중요한 밑바탕이 됐다.
정부도 연구로 수출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보고 해외 진출 강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힘을 싣는다. 과기정통부는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연구로가 노후화되고,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수요 증가에 따라 연구로 수출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54개국 227기의 연구로 운용 중이며 현재 가동 중인 연구로 70% 이상이 40년 이상 노후 연구로로, 향후 20년간 50기 정도의 수요 발생 전망된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연구로 수출을 촉진하고 연구로 관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구로 수출 전략성 강화 ▷민관협력형 수출기반 조성과 기술 고도화 ▷국제협력을 통한 수출 기회 확대 등을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인 SMART·연구로 수출전략을 마련한다는 업무계획도 밝혔다. 또 올해부터 2029년까지 320억원을 투입해 고성능 다목적 연구로 기본모델을 개발하는 ‘해외수요 기반 연구로 핵심기술 통합플랫폼 구축사업’도 시작했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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