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예비후보자 공약에
매물 잠김에 거래량 급속 증가
탄핵 뒤 열흘 매물 10% 감소
“호가 1억 가량 상승한 느낌”
세종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에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가 하면 거래량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을 추진하는 데다 일부 대권 후보가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해서다.
16일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물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이후 10일간 약 10% 가량이 줄어들었다.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지난 4일 후 10일 동안 7598건에서 6818건으로 10.3% 줄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중 가장 큰 하락세다.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373건에서 3월 746건으로 증가했다. 3월 거래 신고기한이 아직 보름가량 남아 두배 넘게 아파트 거래가 증가한 셈이다. 세종에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과거 급등기를 경험했던 주민들 위주로 또 한번 크게 오르는 것은 아닌지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문의가 많다.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최근 한두달 사이에 분위기가 크게 전환됐다”고 했다.
실제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세종시 어진동 전용 140㎡는 지난 2월 14억9500만원(15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거래된 13억9000만원(8층)보다 1억원 넘게 높은 가격이다. 새롬동 새뜸마을 14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은 지난달 20일 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거래가 6억 3000만원보다 2억 8000만원 뛰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어진동 중흥S클래스센텀뷰 전용 84㎡는 최근 실거래가 7억3000만원 보다 1억2000만원 높은 8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기도 하다.
다른 어진동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호가가 2~3달 사이 1억원가량은 올라간 느낌”이라면서 “하지만 아직 대통령 선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큰 기대감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 공약 사업이었지만 2004년 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이유로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무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전날 대통령실과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행정수도 이전 방식으로는 헌법 개정을 통한 명문화, 신행정수도법 등 특별법 제정을 제시하고 “먼저 법으로 추진하고 개헌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다음 정부가 반드시 그렇게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 세종 이전을 거론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월 말 유튜브 채널에서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세종시 이전을 제안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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