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폐 여부 결정 눈앞
게임업계 "직접 영향 없어"
"블록체인 사업 계획대로"
김석환 위믹스 PTE.LTD 대표가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 한컴타워에서 열린 위믹스 가상화폐 해킹 피해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위메이드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위믹스'의 상장 폐지 여부가 이번주 결정된다. 만약 상장 폐지될 경우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에 파장이 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지난달 18일 위믹스의 거래 유의 종목 지정을 한 차례 연장해 상장 폐지 여부를 심사 중이다. 상장 폐지 여부 결과는 이번 주 안으로 나올 예정으로 알려졌다. 위믹스는 앞서 해킹으로 87억5000만원 상당의 위믹스 가상화폐 탈취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뒤늦게 알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위믹스가 상장 폐지된다면 위메이드의 게임 프로젝트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위메이드의 게임 포트폴리오 중 블록체인 게임 비중이 상당해서다. 위메이드는 2021년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에 블록체인을 결합해 글로벌 170여개 국가에 정식 출시했다. 토크노믹스가 반영된 '미르4 글로벌'은 출시 3개월 만에 동시접속자수 140만명을 돌파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나이크 크로우 글로벌'이란 블록체인 게임을 한 번 더 선보였다. 멀티 토크노믹스 구조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다양한 블록체인 요소들이 접목된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은 출시 이후 3일 만에 매출 1000만달러를 돌파해 작년 실적 개선을 끌어올렸다.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일각에선 국내 블록체인 게임업계에서 위메이드가 글로벌 실적을 꾸준히 낸 만큼 위믹스가 상장 폐지할 경우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위축을 불러온다는 우려가 크지만 게임사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 블록체인 게임업계 관계자는 "위믹스 1차 상장폐지 때도 큰 영향이 없었다"며 "위믹스 상장폐지가 블록체인 게임 업계에 큰 파장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게임사가 블록체인 게임 개발을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게임 사업 비중이 작아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위믹스는 위메이드의 대표 프로젝트이지만 다른 게임사의 경우 블록체인 게임을 미래 투자 개념으로 비교적 소규모로 진행한다는 것.
또 다른 블록체인 게임업계 관계자는 "위믹스 상장 폐지에 큰 신경을 안 쓰고 있다"며 "위믹스 여파에 앞서 블록체인 게임 관련 산업 제재로 인해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을 못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위믹스 상장 폐지로 일어날 국내 다른 게임사들의 가상화폐 가격 하락에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이미 코인 가격 자체가 많이 내려가 있는 상황이라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발행한 가상화폐로는 위메이드의 위믹스, 넷마블의 마브렉스,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컴투스홀딩스의 엑스플라, 네오위즈의 네오핀이 있다.
전문가들은 위믹스 사태와 블록체인 게임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따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믹스가 상장폐지 분기점에 놓이게 된 해킹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 자체의 결함이 아닌 관리 미흡에서 온 기술적 한계라는 지적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학계에서도 블록체인 게임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며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적 강점을 활용해 혁신을 가져올 수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등 블록체인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블록체인 게임 산업 자체가 흔들린다고 보기보다 현재 상황의 과열을 진화시키고 침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핀테크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중 국민대 교수는 "위믹스가 상장폐지될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알기 어렵다"며 "다만 위믹스가 오프라인 간담회를 여는 것을 미루어볼 때 상장 폐지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들이 일괄적으로 상장폐지 시킬지 개별적으로 폐지를 결정할지가 중요해 보인다"며 "위메이드의 자금력이 뒷받침된다면 위믹스가 2차 상장폐지가 된다 해도 또다시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