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목 더 일하고, 金 일찍 퇴근
주40시간 기준…급여 그대로
권영세 “주52시간 폐지도 추진”

국민의힘이 법정 근로시간(주 40시간)을 유지하면서 유연근로제를 통해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6·3 대선 공약으로 추진한다. 현재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산업별·직무별 특성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도입할 계획이다.

권영세(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진행된 당 비대위 회의에서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은 유지하되, 유연근로제를 통해 실질적으로 4.5일제 도입의 이점을 노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대선 공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현재 울산 중구청에서 직원의 25% 이내에서 순환 방식으로 실시되는 시범 제도를 언급했다.

권 위원장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8시간인 기본 근무시간 외에 1시간씩 더 일하고, 금요일엔 4시간만 근무한 뒤 퇴근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 근무시간이 줄지 않기 때문에 급여에도 변동이 없다”며 “기존의 주 5일 근무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유연한 시간 배분을 통해 주 4.5일제의 실질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개선 효과를 가져오는 현실적 대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주 4.5일제 도입을 공언한 건 처음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대 대선과 22대 총선을 앞두고 주 4.5일제 도입을 공약한 바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지난해 임기 후반기 핵심 중점과제이자 혁신정책 도입 1호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도입을 꼽았다.

권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듯 “민주당이 주장하는 주 4.5일제는 근로시간 자체를 줄이되, 받는 급여는 그대로 유지하려는 비현실적이고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며 “오히려 노동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근로시간을 줄이게 되면 받는 급여도 줄어드는 게 상식이란 비판에 대해 민주당은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권 위원장은 “주 4.5일제 검토와 함께 업종과 직무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유연 근무를 방해하는 주 52시간 근로제 폐지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산업 현장에서는 일이 몰릴 때 집중적으로 일하고, 반대로 일이 적을 때 충분히 쉴 수 있는 유연한 근무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비롯해 주 52시간 규제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되는 산업 분야를 면밀히 분석해 실질적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주 5일제와 주 52시간 근로 규제는 시대 흐름과 산업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제도로서, 유연한 근로 문화 구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제도 개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유연근무제를 적극 활용해 산업별·직무별·생애주기별로 다양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선진형 근로 문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노동시장의 새로운 역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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