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부부가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JTBC '이혼 숙려 캠프' 캡처
이호선 상담가가 재혼 부부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JTBC '이혼 숙려 캠프' 캡처
전처와 아들 셋을 두고 재혼한 남편이 아내와 또 이혼할까 봐 두려워 내색을 잘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따뜻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었던 남편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잦은 싸움으로 인해 불우했던 가정사도 있었다.
10일 방영된 JTBC '이혼 숙려 캠프' 32화에서는 아이 다섯을 키우고 있는 재혼 부부 유근곤, 김나경씨에 대한 심리 상담이 진행됐다. 부부는 남편과 전처의 아들 셋과 아내의 딸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낳은 막내아들까지 총 다섯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이호선 심리 상담가는 아내에게 "온 집안 식구들이 아내 눈치를 본다. 남편은 물론 둘째, 셋째, 넷째는 어떻게 엄마 옆으로 갈까 눈치를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에게 "많이 버티고 있던데 뭐가 많이 힘드냐"고 묻자 남편은 "가정이 깨질까봐. 미래가 안 보여서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 상담가는 "검사에서 불안, 우울 지수가 높게 나왔다. 이 부부는 각자 배우자를 잃었고 아이들은 아빠·엄마를 잃었다. 죽음의 울타리가 가득 찬 집안이다. 아내의 극단적 선택 시도도 두 번이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에게 "이 집은 불안이 너무 높다. 다 잃어봤기 때문이다. 다 잃은 자들이 견뎌내고 있는 집안이다. 근데 남편은 겉으로 볼 땐 아무렇지 않은 사람 같다"며 내색하지 않는 성향에 대해 지적했다.
그러자 남편은 "힘든데 내색하면 무너질 것 같다. 아내도 힘든데 나도 힘들어하면 같이 무너질까 봐 내색을 안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또 이 상담가는 "검사를 보니까 자기 삶이 없더라"라고 언급했고 남편은 "학창 시절에 부모님이 많이 싸워서 하루하루 살기가 너무 벅찼었다. 가정을 꾸리고 싶은 게 꿈이었다. 따뜻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으니까"라며 어린 시절 가정환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 상담가는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깊은 상담도 이어갔다.
이 상담가는 "아내가 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여왕인데 여왕의 리더십이 별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부의 아이들이 그린 가족의 그림을 보여줬다.
이 상담가는 아이들의 그림을 해석하며 "첫째가 동생들을 미워하기 시작했다. 엄마의 험담 때문이다. 또 넷째는 엄마랑 비슷한 옷을 입고 있다. 엄마와 가장 가까워지고 싶은 상태다. 둘째는 누나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엄마가 누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눈빛을 받고 싶고 엄마 아들이 되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또 이 상담가는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아내에게 규칙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상담가는 "아이들과 가사 분담해라. 엄마는 그야말로 여왕처럼 지내라. 둘째가 나머지 아들 둘 통제할 거다. 통치는 이렇게 하는 거다. 그러면 셋째, 넷째도 알아서 따라온다"고 조언했다.
이어 "절대 '남'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호칭이 관계를 규정한다. 편 가르지 말고 '우리' 호칭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자 yourge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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