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새 2700원 내린 17만6900원
긍정적 전망·실적호재 갖췄지만
1분기 실적 기대치 못미쳐 하락
네이버 주가 동향. 네이버증권 갈무리
네이버의 '이해진 효과'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네이버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다 17만원 중반대까지 주저 앉았다.
플랫폼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고,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고, 별도의 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 등 올해 연초 시장의 주목을 받을 만한 호재가 이어졌음에도 주가를 떠받칠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이날 17만6900원으로 전일보다 2700원 하락했다. 8일 종가 기준으로는 17만9600원으로 직전 영업일 대비 1만2200원이나 빠졌다.
네이버 주가는 오랜 기간 20만원 안팎에 묶여 있다가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월31일부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 2월6일 기준 23만2000까지 올라섰다. 이후 소폭·중폭 등락을 반복하다 이 의장의 복귀가 결정된 주주총회 직후인 지난달 27일 19만7800원으로 떨어진 뒤 20만원 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간신히 19만원 대에서 버티던 주가는 8일을 기점으로 17만원 대로 떨어졌다.
네이버 측도 특별한 악재나 주가 하락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큰 낙폭을 보여 당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네이버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하락 요인으로 뽑고 있다.
안재민·이호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네이버의 '온 서비스 인공지능(AI), AD부트스, 플러스스토어 앱 출시, 커머스 수수료율 개편 등 사업 변화와 이 의장의 복귀 등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예측했다.
또 6월2일부터 네이버쇼핑의 판매수수료 도입에 따라 수수료율이 약 1% 포인트 정도 인상될 예정이라 관련 매출과 이익은 3분기부터 의미있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네이버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게 이들의 추정이다. 네이버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매출액이 전년보다 11% 증가한 2조8200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4903억원이다. 기존 추정치가 5100억원, 컨센서스(평균 증권사 추정치)가 5218억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를 밑도는 수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신사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새롭게 출시한 AI 브리핑 등 신규 AI 서비스에서 성능과 관련된 이슈가 꾸준히 불거지는 만큼 다양한 고성능의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에서 26만원으로 7.1%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출시한 네이버의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실적 기여가 기대치보다 낮다고 본 것이다. 모바일인덱스가 최근 집계한 쇼핑앱 월간활성사용자(MAU)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268만명 수준이다. 쿠팡(3292만명), 11번가(870만명), 알리익스프레스(712만명) 등 기존 앱과 비교하면 현저히 규모가 작다.
이 연구원은 "(네이버 쇼핑앱 실적이) 다소 아쉬운 수치를 기록해 네이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6월2일부터 신규 도입되는 판매수수료율 변경(1%포인트 상승) 정책으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짚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지난달 12일 안드로이드, 19일 iOS 버전이 출시된 뒤 최근 누적 다운로드 300만건을 달성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가 1000만명 수준이고, 올해 1월 네이버의 MAU가 4400만명 가량 되는 것을 감안하면 네이버 신규 앱 유입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을 확대하고, 배송서비스 고도화 등으로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날부터 신세계면세점과 롯데시네마 등 오프라인에서 멤버십 회원을 인증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패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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