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인조이’
심즈 같은 인생 시뮬레이션
AI캐릭터 활용 몰입감 높여
출시 첫날부터 글로벌 1위
네오플 ‘카잔’
던파 세계관 기반 콘솔게임
주요지표서 좋은 평가 받아
크래프톤 ‘인조이’. <크래프톤>
스팀 글로벌 판매 순위 1위, 메타크리틱 84점.
그간 해외 초대형 게임사의 트리플A(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대작)급 게임이 독식했던 이런 평가가 이제는 한국에서 만든 ‘K게임’에도 붙고 있다. 지난 3월 28일 나란히 글로벌 시장에 상륙한 크래프톤의 ‘인조이(inZOI)’와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이 만든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최대 게임 다운로드 플랫폼 스팀에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로 선보인 인조이는 출시 당일 40분 만에 스팀 내 글로벌 최고 인기 게임 순위(유료 게임 판매액 기준)에서 1위를 기록했고, 하루 만인 3월 29일에는 동시 접속자 숫자가 최고 8만7377명까지 치솟았다.
출시 7일째인 4월 3일 기준으로도 스팀 글로벌 인기 순위에서 6위, 국내 순위에서는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생 시뮬레이션’을 표방하는 인조이 이용자는 EA의 ‘심즈’와 유사하게 게임 속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실제 일상생활을 하는 것처럼 게임 속에서 또 다른 나로 살아갈 수 있다. 일하고 취미를 즐기고 연애나 결혼을 할 뿐 아니라 아이를 낳고 육아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250개 이상의 커스터마이징 옵션 △4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정신 요소 △온디바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창작 도구 △CPC(Co-Playable Character) 기술을 활용해 AI가 탑재된 ‘스마트 조이(Smart Zoi)’ △언리얼 엔진 5로 제작된 실사 그래픽 등 현실적인 인생 시뮬레이션 경험을 구현하기 위해 적용한 다양한 기능이 실제 이용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손잡고 만든 AI 캐릭터 스마트 조이는 프롬프트에 입력한 명령어대로 감정을 갖고 그에 맞춰 실제 행동을 보여줘 게임 몰입도를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게임에 AI를 잘 이식한 우수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크래프톤 ‘인조이’. <크래프톤>
유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건의 사항을 적극 반영하는 것도 게임의 평가를 끌어올렸다. 게임 발매를 앞두고 레딧 등 주요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불법 복제 방지 프로그램인 ‘데누보’가 적용된다는 소식이 퍼지자 곧바로 “데누보를 제거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데누보 때문에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제작해 게임의 볼륨을 키울 수 있는 유저 모드 적용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던 상황에서 크래프톤의 이 같은 발 빠른 행보는 유저들의 민심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의 정식 출시판을 내놓기까지 모든 업데이트와 다운로드콘텐츠(DLC)를 무료로 풀기로 한 결정도 주목된다. 크래프톤은 향후 개발 로드맵에 따라 모딩 및 신규 도시 등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네오플 ‘카잔’. <네오플>
‘카잔’은 네오플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싱글 패키지 신작이자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한 넥슨의 첫 콘솔 도전작이다.
지난달 28일 콘솔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PC로는 스팀에서 정식 출시됐다.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에 등장하는 대장군이자 억울한 누명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카잔’이 적들에게 복수하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의 하드코어 액션역할수행게임(ARPG)으로, 출시 당일 스팀 글로벌 인기 게임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6일 현재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것이 눈에 띈다. 실제 게임을 구입한 이용자만 적을 수 있는 스팀 내 유저 리뷰에서 카잔은 5000개가 넘는 리뷰 중 91%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으로 분류됐다.
글로벌 주요 게임 웹진과 비평지가 평가하는 메타크리틱에서 고득점을 받은 것도 고무적이다. 현재 카잔의 PC 버전은 메타크리틱에서 84점,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버전은 각각 79점과 78점을 획득했다. 글로벌 비디오 게임 리뷰 집계 사이트인 오픈크리틱에서도 8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추천 게임에 속하는 ‘스트롱(Strong)’ 등급을 받았다.
네오플 ‘카잔’. <네오플>
카잔은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의 최고 인기인 ‘소울 라이크’ 장르로 분류된다. 소울 라이크는 일본 게임 제작사 프롬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소울’ 시리즈의 시스템을 차용하거나 강하게 영향을 받은 게임으로, 분위기가 어둡고 특히 게임 난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게임 속에서 이용자는 카잔이 돼 처절한 복수극을 이끌어가고 서브 미션을 포함해 총 40개의 미션을 진행하며 무기와 스킬 연계 조합을 활용한 전투 양상을 펼칠 수 있다. 주어지는 여러 선택지와 그에 따라 달라지는 결말을 통해 깊이 있는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잔도 장르의 특징에 따라 기본적으로 도전적인 난도는 유지하면서도 이번 정식 출시 때는 ‘쉬움 모드’를 추가해 액션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초기 테스트 및 시연 단계에서 높은 난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이를 반영한 조치다.
이 밖에 ‘바이퍼’ 등 일부 보스 몬스터의 난이도를 조정하고, 무기별 스킬 밸런스 조정도 시행했다. 쉬움 모드에서 이용자에게 부여되는 버프 효과를 강화해 보다 수월한 플레이를 지원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스팀·콘솔 게임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대작 게임 2종이 출시됐을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호평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게임 시장에서 콘솔과 PC는 그 비중은 전체의 50%를 넘는 핵심 플랫폼”이라며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여기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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