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츠키 기록 깨고 통산 최다골
조던·펠프스 등 스포츠 스타 축하
웨인 그레츠키(캐나다)는 1917년 출범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전설’로 불린다. 그는 1994년 정규리그 802득점을 올려 NHL 통산 최다골 기록자로 등극했고 894골로 통산 득점을 늘린 뒤 1998∼1999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리고 그레츠키의 기록은 긴 세월 깨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전설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설이 31년 만에 탄생했다. 알렉스 오베치킨(40·사진)이 그레츠키를 넘어 통산 최다골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됐다. 오베치킨은 7일 미국 뉴욕 벨몬트파크에 있는 UBS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NHL 뉴욕 아일랜더스와 원정 경기에서, 0-2로 뒤진 2쿼터에 골망을 갈랐다.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으로 2005∼2006시즌부터 NHL 무대를 누빈 오베치킨의 통산 895번째 득점이 터진 순간이었다. 기록을 경신한 순간, 오베치킨은 아이스링크 위로 몸을 던져 기쁨을 만끽했다. 벤치에 있던 동료들도 모두 뛰어나와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기념했다. 그레츠키도 관중석에서 기립 박수를 보내며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오베치킨을 축하했다. 오베치킨이 895번째 골을 넣은 것은 그의 1487번째 경기에서였다. 공교롭게도 그레츠키는 1487경기에 출전하고서 은퇴했다.
![]() |
신·구 전설 나란히 워싱턴 캐피털스 알렉스 오베치킨(오른쪽)이 7일 미국 뉴욕 벨몬트파크에 있는 UBS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뉴욕 아일랜더스와 원정 경기에서 895번째 득점으로 통산 최다골 기록을 세운 뒤 종전 기록보유자 웨인 그레츠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
이날 워싱턴은 1-4로 졌지만, NHL은 10분 넘게 오베치킨을 위한 시상식을 열었다. 오베치킨은 “내가 그레츠키를 넘어 득점 1위에 올랐다는 걸 실감하기까지, 몇 주가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이런 이정표를 세울 수 있게 도와준 구단, 동료,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게리 베트먼 NHL 커미셔너는 “그레츠키는 우리 종목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불린다. 그런데 누구도 깨지 못할 것 같았던 득점 기록을 오베치킨, 당신이 해냈다”고 축사했다. 그레츠키는 “894골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895골은 정말 특별하다”면서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지만 오베치킨의 기록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베치킨에게 헌사를 남겼다.
NHL은 마이클 조던, 르브론 제임스(이상 농구), 마이클 펠프스, 케이티 러데키(이상 수영), 로저 페더러(테니스), 시몬 바일스(체조) 등 스포츠 전설과 래퍼 스눕독 등 유명 인사의 축하 영상을 제작했다. 오베치킨은 특별한 기념품도 남겼다. 그는 이날 골을 넣을 때, 골대를 지킨 러시아 출신 골텐더 일야 소로킨에게 스틱을 내밀었고, 소로킨은 기꺼이 오베치킨의 스틱에 ‘895’를 적어넣었다. 오베치킨은 “소로킨이 골대를 지킬 때 득점한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소로킨의 배려에 고맙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