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 옷을 입고 새콤달콤 향내 풍기는 멋쟁이 토마토~♪'
토마토가 이런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토마토 성숙 과정에서 독성이 강하고 쓴맛을 내는 a-토마틴이 무독성의 에스쿨레오사이드 A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만약 a-토마틴이 전환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더라면 사람들은 토마토로 케첩이나 주스를 만들어 먹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월 1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a-토마틴이 에스쿨레오사이드 A로 전환하는 비밀을 밝힌 중국 쓰촨대, 프랑스 툴루즈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의 연구가 게재됐다. (doi: 10.1126/sciadv.ads9601)
a-토마틴은 과일이 성숙하기 전 병원균 감염과 초식동물의 포식을 막는 '스테로이드 글리코알칼로이드(SGA)'계 물질이다. 연구팀은 토마토가 익기 시작하면서 SGA 대사를 담당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R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또한 같은 방법을 활용해 SGA 대사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상위 조절 유전자들의 변화도 확인했다.
그 결과 a-토마틴이 전환되는 과정에는 DNA 탈메틸화, 호르몬, 전사인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우선 DNA에 결합한 메틸기를 제거하는 과정인 DNA 탈메틸화는 식물 성숙 과정에서 특정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한다.
토마토의 경우 dml2라는 DNA 탈메틸화 효소가 성숙 과정에서 많이 발현되며 이 효소가 토마토 성숙과 SGA의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GAME31, GAME40, GAME5의 발현을 촉진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토마토 성숙을 유도하는 주요 호르몬인 에틸렌도 세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쳐 a-토마틴의 전환을 촉진했다. GAME31, GAME40, GAME5은 각각 수산화, 아세틸화, 당화 반응을 촉진해 a토마틴이 에스쿨레오사이드 A로 전환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이기 때문이다.
a-토마틴 전환에 영향을 미치는 GAME36의 경우에는 자스몬산이라는 호르몬을 통해 발현됐다. 복합적인 a-토마틴 전환 원리 분석은 앞으로 더 ‘멋진’ 토마토를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다. DNA 탈메틸화, 호르몬, 전사인자 조절을 활용한다면 a-토마틴을 제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가 유전자를 조작해 토마토의 맛과 품질을 개선하면서도 저항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육종 전략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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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아 4월호, [과학뉴스] 멋쟁이 토마토에 독이 없는 이유
[김태희 기자 tae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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