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가운이 놓여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의대생들이 복귀해 대규모 제적 사태는 넘겼지만 24, 25학번 학생들이 ‘등록 후 휴학’ 방침을 고수하면서 수업 정상화가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 의대생 80%가 ‘수업 거부’ 의견
3일, 연세대 의대 교수 517명은 ‘학생 복귀에 대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1명을 제외한 전원이 복귀했지만 수업 거부 움직임으로 수강률이 낮은 탓이다. 교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용기를 내어 학교로 돌아온 이상 젊음의 소중한 시간을 희생하지 말고, 수업에 참여하여 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의대생들이 등록을 마치면서 대규모 제적은 면했지만 실습을 안 하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없는 본과 3~4학년들을 제외하곤 실제 강의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아직 미미한 대학이 많다. 지난 1~2일, 서울대 의대 태스크포스(TF)가 서울대 의대생 668명을 대상으로 ‘등록 후 수업 거부 수요 조사’를 실시한 결과, 528명(79.0%)은 “4월 3일 이후에도 수강 미신청 및 수업 거부를 지속한다”고 응답했다. 학번별로는 신입생인 25학번이 91%로 수업 거부 찬성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서 24학번(89.1%), 23학번(86.5%), 22학번(75.9%), 21학번(75.3%), 20학번(68.4%), 19학번(64.1%) 순이었다.
◇대규모 제적 피했더니 유급 위험
수업 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의대생들이 제적을 피하려고 어쩔 수 없이 복학한 것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강경파 의대생들 사이에서 수업 참여자 감시 및 색출 움직임이 지속되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수업에 참여했다가 선·후배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이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의대생들이 적지 않다.
이대로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 유급이 불가피하다. 대부분 의대는 일정 기간 무단 결석하거나, 전공과목에서 F학점을 받으면 유급한다는 규정을 학칙으로 두고 있다. 대학마다 개강일과 기준 수업 일수는 제각각이지만, 이달 안에는 수업에 참여해야 유급을 피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등록 후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 규모를 파악 중”이라며 “유급 여부는 각 대학이 학칙에 따라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 선고 이후 상황 변화 “지켜보자”
한편, 의료계에선 의대생들이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보고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 복귀 여부에 따라 정부의 ‘2026학년도 증원 0명’ 조정안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복귀와 수업 참여를 조건으로 조정안을 발표했는데 윤 대통령이 복귀해 철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전에 수업 복귀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의대생과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정부가 끝나게 생겼는데 지금 수업을 듣는 건 바보”라거나 “탄핵 이후 새 국면 전환이 이뤄진다. 새 내각이 들어설 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도 지난달 27일, 연세대 의대가 등록 거부에서 등록 후 휴학으로 투쟁 방식을 전환한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전공의들도 여전히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의료 붕괴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는 적어도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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