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파면을 촉구하는 각계각층 릴레이 시국선언의 일환으로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이 주최한 기자회견이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윤석열을 파면하고 민주주의와 성평등을 회복하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에 탄핵 인용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옷차림이 가벼워진 인근 직장인들은 음료 잔을 든 채 시위대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선글라스를 낀 외국인 관광객들은 신기하다는 듯 사진을 찍었다.
이날 페미니스트 단체 100개와 개인 페미니스트 1560명으로 구성된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은 서울 종로구 송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응원봉이 빛나던 여의도 탄핵 광장에도, 연대의 역사가 새로 쓰인 남태령에도, 눈 맞으며 키세스 전사가 됐던 한강진에도 여성과 페미니스트들은 깃발을 휘날렸다”며 “이제 헌법재판소는 전원일치로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외쳤다.
이선은 ‘서울여성회 공학대학 여대생 연대 모임 들불’ 대표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온 오프라인상의 성희롱 발언, 여성 인권 운동을 향한 무차별적인 비난, 여대 공학 전환 등 대한민국에 있는 여성 혐오를 없애고 여성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했다”며 “대한민국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페미니스트들이 국민”이라고 했다.
이경희 정의당 서울시당 여성위원장은 “윤석열과 그의 공범들, 동조 세력들이 민주주의의 숨통을 쥐고 있는 오늘, 여성들은 너무나 고통받고 수없이 많은 여성이 죽어갔다”며 “이 와중에 윤석열이 장제원(전 국민의힘 의원)의 장례식장에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기가 막힌 뉴스를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판결을 기다려도 모자랄 판에 전형적인 가해자를 지지하고 나서는 것만 봐도 윤석열이 얼마나 반여성적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산책하러 나와 시위를 지켜보던 삼청동 주민 김모씨(68)는 “누구를 망가뜨리자는 게 아니라, 죄지은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게 순리”라며 “내일 탄핵이 인용되고 국민이 편안하게 일상을 영위할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주변에 시민들이 매달아 놓은 파면 촉구 리본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이날 오전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과 야8당이 안국역에서 ‘윤석열 8:0 파면 최후통첩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은 끝났다”며 “헌재가 헌법의 주인인 주권자의 판단과 결정을 집행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헌법이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중히 여긴다는 것을 증명하라”며 “증명할 유일한 길은 8대 0 전원 일치로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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