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갤럭시 생산 핵심지 베트남에 상호관세 46% 부과 발표
미국에 공장 지어도 협력사 대부분 베트남에 있어 '치명적'
전 세계 스마트폰 1위 시장, ASP 높은 핵심 지역 포기 어려워
출시 일정 조정한 '갤럭시S25 엣지', 폴더블 시리즈 가격 변화 주목도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추가적인 관세를 부여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며 소비자들을 공략한 가운데 이번 추가 관세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낮은 상황에서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이번 추가 관세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다양한 국가에 공장을 세우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췄지만, 스마트폰을 주로 생산하는 한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에 관세 폭탄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일(현지시간) 인도 26%, 한국 25%, 베트남 46%, 브라질 10% 등 추가적인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보다 삼성전자가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물량 절반 가량을 책임지는 베트남이 관세 폭탄을 맞게 돼서다. 더욱이 갤럭시의 30%를 생산하는 인도도 높은 관세를 부과받게 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국, 동남아를 비롯한 글로벌 9개 권역에 지역 거점을 세우고 공급망을 관리하며 리스크를 줄여왔지만,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스마트폰 생산 설비가 없는 미국에 공장을 짓자는 의견이 있으나 카메라 모듈과 각종 센서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협력사들이 대부분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관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애플이 우세한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지난달 낸 '분기별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4년 1분기 시장 점유율 31%에서 4분기 18%로 급감했다. 전년 대비로는 점유율이 소폭 올랐지만, 시장 점유율 65%의 애플에 비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미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지역이다. 중저가 단말을 선호하는 신흥 국가와 달리 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소비해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지역이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내세운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4'와 '갤럭시 S25'로 성공했다. 특히, AI폰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갤럭시 S24'로 미국에서 4년 만에 최고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월 '갤럭시 S25'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동결했다. 인공지능(AI) 기능과 향상된 카메라 모듈 등을 탑재하며 원가 부담이 올랐지만, AI 경험을 확산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갤럭시 S25 시리즈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분위기가 좋았던 삼성전자는 추가 관세를 비롯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이달 공개할 '갤럭시 S25 엣지'의 출시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 S25 엣지'는 5월 또는 6월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과세 폭탄으로 '갤럭시 S25 엣지'를 비롯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 시리즈인 '폴드'와 '플립'의 가격이 인상될지 주목된다.
애플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생산하는 물량이 많아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을 들여올 때 관세를 부과받기 때문이다. 애플이 그간 인도와 베트남에 공장을 세웠고, 특히 인도 지역이 아이폰의 25%를 생산하는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으며 공급망 다변화에 성공했지만, 중국의 생산 물량 비중이 아직까지 높은 상황이다. 이에 중국 생산 물량에 대해 54% 과세율이 적용되면 미국에서 아이폰 가격이 올라 국내에서도 인상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의 스마트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 트럼프 정부 1기 때 면제를 받은 적이 있는 데다 베트남 지역의 높은 추가 관세는 애플보다 삼성전자에게 치명적"이라며 "실제로 적용하는 품목에 대한 검토와 확인이 필요하지만, 가격 인상은 당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