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헌법 수호 의무 위반…헌법 질서 부정적 영향 크지 않아"
"朴 파면으로 얻는 헌법 수호 이익, 국가적 손실보다 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눈을 질끈 감고 있다. 2025.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전직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직을 유지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헌재의 판단 기준에 이목이 쏠린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 경우 피청구인을 공직에서 파면한다. 즉, 법 위반 여부가 아닌 '정도'가 관건인 셈이다.
판례에 따르면, 헌재는 법 위반이 헌법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얼마나 미쳤는지와 파면에 따른 헌법 수호 이익과 국가적 손실을 비교한 결과를 기준으로 파면 여부를 판단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은 인정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복귀했고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지난 2004년 헌재는 "열린우리당에 표를 줄 수 있는 길이 있으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 하고 싶다"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고 결정을 내린 뒤 노 전 대통령이 선거법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 헌법 수호 의무 위반이라고도 판단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 의회제와 선거제를 '적극적'으로 위반하지 않아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법 위반 행위가 헌법수호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는 점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박탈해야 할 정도로 저버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을 기각 사유로 들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2017.3.10/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반면 두 번째 현직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헌재의 판단은 달랐다. 지난 2017년,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추천 인사를 공직에 임명하고 그들이 최 씨의 이권 추구를 도왔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 용도로 남용했으며 국가 기관·조직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법 위반 정도가 매우 엄중하다"며 "대의민주제의 원리와 법치주의의 정신을 훼손한 행위로 대통령으로서의 공익실현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도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차 대국민 담화에서도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검찰·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박 전 대통령에게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봤다.
결론적으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서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인 점 △헌법 질서에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한 점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는 점을 근거로 파면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계엄군 차량 뒤로 군 헬기가 경내로 비행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과 절차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 △군·경찰 동원 국회 활동 방해 △군을 동원한 영장 없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 행위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사실관계를 판단한 뒤 '12·3 비상계엄'의 헌법 및 법률 위반 정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영향과 대통령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 대비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국회 측은 12·3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물론 국회 봉쇄·선관위 침탈 시도, 정치인·법조인 체포 구금 시도 등 헌법·법률 위반 정도가 두 전임 대통령보다 중대하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이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 행사일뿐더러 거대 야당의 횡포를 알리기 위한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헌재는 오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을 선고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이다.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 찬성으로 탄핵을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 반면 기각 또는 각하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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