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키워드와 야생 신으로 무장한 신규 확장팩…핵심은 ‘고밸류’
국내에서 카드 게임하면 '하스스톤'을 빼놓을 수 없다. 출시 후 국민 카드 게임으로 자리 잡으며 '넌 못 지나간다', '서순', '55도발 왜 하냐고', '아만보' 등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기자가 마지막으로 하스스톤을 플레이한 시기는 손님 전사, 파마 성기사가 악명을 떨치던 2015년이다. 이후 바쁜 일상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스스톤과 멀어졌다.
시간이 지나 궨트, 레전드 오브 룬테라, 섀도우버스 등 다양한 카드 게임을 접했지만, 하스스톤에서 느꼈던 재미를 찾기는 어려웠다.
10년 만에 복귀한 하스스톤은 여전히 재밌었다. 지난 1월 출시된 미니 세트 '스타크래프트의 영웅들'과 신규 확장팩 '에메랄드의 꿈 속으로' 카드를 조합해 다양한 덱을 굴리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익숙했던 예전 하스스톤과는 확연히 달랐다. 알아야 할 효과도, 카드도 많았다. 예전처럼 덱 하나의 운영법만 익혀도 등급이 올라가던 시절과는 달리 다양한 키워드와 시너지, 메타 변화까지 고려해야 했다. 상대 덱을 완벽히 예측하기 어려워졌고, 한 번의 변수로 승패가 갈리는 상황도 많았다.
■ 신규 키워드와 야생 신의 컬래버레이션
- 죽음의 기사 야생 신 '우루속'
신규 확장팩 '에메랄드 꿈 속으로'는 와우 유저에게 익숙한 테마다. 에메랄드의 꿈을 타락시켜 악몽으로 물들이려는 고대 신 세력과 이를 막으려는 녹색용군단의 위상 '이세라'와 꿈의 수호자들의 대립을 그렸다.
확장팩 신규 키워드 '연마'와 '어둠의 선물'도 선악 구도에 따라 나뉜다. 꿈의 수호자인 드루이드, 사냥꾼, 마법사, 성기사, 사제, 주술사는 연마를, 고대 신 세력인 죽음의 기사, 전사, 악마사냥꾼, 도적 흑마법사는 어둠의 선물을 사용한다.
연마는 영웅 능력을 강화하는 키워드다. 가령 드루이드는 연마 키워드를 지닌 카드를 내면 영웅 능력이 '골렘의 축복'으로 변한다. 처음에는 공격력 1, 체력 1 스탯인 식물 골렘을 소환하지만, 연마 카드를 추가로 낼 때마다 식물 골렘의 스탯이 상승한다.
어둠의 선물은 아군 하수인을 강화하는 키워드다. 어둠의 선물 키워드를 지닌 카드를 내면 하수인을 발견한 후 특정 효과를 골라 해당 하수인을 강화할 수 있다. 강화 효과는 해당 하수인의 전투의 함성 능력 2회 발동, 생명력 4와 도발 부여, 환생 등 총 10가지로 구성됐다.
신규 유형 하수인 '야생 신'도 추가됐다. 야생 신은 자연의 힘을 지닌 강력한 존재다. 대표적으로 늑대 신 골드린, 곰 신 우르속, 가시멧돼지 신 아감마간, 길잡이 말로른 등이 있다. 각 직업마다 야생 신 카드가 한 장씩 배정돼 다양한 전략과 덱 구성이 가능하다.
- 신규 키워드 '어둠의 선물'
■ 10년 만에 도전한 전설 등급 등반
- 전설 등반에 사용한 테란 전사 덱 리스트
10년 전 기자는 방밀 전사, 얼방 법사, 파마 기사와 같은 빅 덱 또는 벽 덱, 미드 레인지 덱을 선호했다. 느긋하게 상대방의 수를 하나하나 받아치면서 상대를 말려 죽이는 플레이 스타일이 익숙하고 편했다.
마침 신규 확장팩 카드 구성도 대부분 후반 밸류에 초점이 맞춰져있었고, 기자는 테란 전사 덱을 선택했다. 초반에는 다소 약하지만 다수의 제압기를 보유했고 후반 밸류가 높아 기자의 플레이 스타일과 찰떡궁합이었다.
덱을 만든 후 곧바로 정규전 전설 등급 등반에 도전했다. 확장팩 출시 초반 악명 높았던 방어도 악마사냥꾼은 대처가 쉬웠다. 난투, 야마토 포, 질리악스, 끝없는 공간 등 제압기만 알맞게 사용하면 후반 필드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었고, 실제로 승률도 매우 높았다.
오히려 상대하기 어려웠던 덱은 거신 마법사와 장소 흑마법사, 저그 토큰 사냥꾼이었다. 특히 저그 토큰 사냥꾼은 외계 알, 끔찍한 주방장, 공포비늘 추적자, 양서류의 영혼 등 저코스트 하수인과 주문으로 초반부터 필드를 압박해 굉장히 까다로웠다.
거신 마법사는 테란 전사와 상성이 매우 안 좋다. 테란 전사는 후반까지 매치를 끌고 가서 고밸류 하수인으로 필드를 장악하는 덱인데, 이는 오히려 거신의 대미지를 키울 시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굶주린 햄으로 거신을 잡아먹지 않으면 불리한 구도다.
장소 흑마법사도 마찬가지다. 제압기 사용 가능한 마나가 갖춰지기 전에 흑마법사가 울트라리스크와 거인을 전개하거나 '지평선의 끝호'로 본체를 압박하면 일방적으로 패배했다.
- 초기화 직전에 전설 등반을 성공했다
■ 파워 인플레이션과 재미는 비례하지 않는다
- 너무 좋아서 안쓰는 덱을 찾기가 어려운 '끝없는 공간'
카드 게임에서 파워 인플레이션은 땔 수 없는 관계다. 이는 하스스톤도 마찬가지다.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확장팩과 미니 세트가 출시됐고, 자연스레 파워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특히 카드 한 장의 밸류와 각종 키워드로 인한 변수가 커졌다. 과거에는 일부 카드를 제외하면 카드 한 장의 밸류가 높지 않았다. 대미지를 주거나 상대 덱에서 카드를 훔치고, 하수인을 빼앗는 등 효과가 정직했다.
현재는 카드 한 장의 밸류가 게임의 판도를 바꿀 만큼 굉장히 높다. 비슷한 코스트의 카드임에도 과거 카드보다 현재 카드가 더 뛰어난 하수인을 전개하고, 효과도 더 뛰어나다.
키워드가 다양해졌다. 하수인 전개 시 효과가 발동하는 전투의 함성, 하수인 사망 시 발동하는 죽음의 메아리 외에도 발견, 빨리 뽑기, 환생, 주문 폭주, 우주선 부품, 교환성 등 숙지해야 할 효과가 굉장히 많다.
변수도 많아졌다. 과거에는 메타 덱의 카드 리스트만 파악하면 경기 운영 방식이 명확했다. 경우의 수가 적은 만큼 상대방의 승리 플랜 무력화, 배제 플레이, 카드 카운팅 등 전략적 대응이 수월했다.
- 1코스트 차이지만 음량 키우기가 훨씬 좋다
현재는 다양한 키워드와 신규 카드가 추가되면서 덱 구성의 변수가 커졌고, 경우의 수도 훨씬 많아졌다. 특정 카드의 효과를 극대화해 일방적인 승리 플랜을 전개하거나 발견 키워드로 예상하지 못한 카드를 뽑아 전황을 뒤집는 경우도 빈번하다. 온전히 운에 기대는 요소도 많아 상대하는 입장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할 수 없다.
그래서 재미없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아니오'다. 앞서 설명했듯이 카드 게임과 파워 인플레이션은 땔 수 없는 관계다. 새로운 재미와 메타 변화를 위해서 강력한 카드와 신규 키워드는 필연적으로 추가될 수밖에 없다.
예측 불가능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거나, 단 한 장의 카드로 흐름을 완전히 뒤집는 상황이 주는 재미도 분명히 있다. 실력보다는 운이 승패를 좌우하더라도 다양한 타입의 덱과 다채로운 플레이가 조금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결국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기존의 정형화된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창의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재미를 찾는다면 지금의 메타도 충분히 즐길 요소가 많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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