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주심 결정문 작성
소수·별개의견 추가할수도
큰 틀에서 이미 결론 정해져
선고절차·결정문 문구 세부 조율
이의 있을경우 평의 속개 가능
'계엄 위헌·위법 중대성' 관건
합법적 요건·절차 충족했는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지' 판단
< 헌재 주변 150m 차벽 봉쇄 >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이틀 앞둔 2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인근 도로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헌재 주변 150m를 차벽으로 둘러싸는 ‘진공 상태화’를 완료했다. 이를 위해 경찰 버스 160여 대, 차벽 트럭 20여 대 등 총 200여 대 차량이 동원됐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이틀 앞둔 2일 오전 헌법재판소 정문으로 이어지는 서울 안국역 2, 3번 출구는 완전히 폐쇄돼 있었다. 안국역 주변에선 통행이 막힌 시민들이 연신 경찰을 붙잡고 실랑이를 벌였다. 헌재 정문 앞길엔 경찰 버스 수십 대가 다닥다닥 붙어 차벽을 이루고 있었다. 경찰 통제가 강화되면서 헌재 주변에서의 시위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탄핵 기각” “윤석열 파면” 등을 외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다.
기자들에 대한 출입 절차도 강화됐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명함과 신분증 정도만 확인했지만 이날은 “명함만으로는 안 된다”며 기자증을 요구했다. 헌재는 브리핑실을 제외한 헌재 경내 모든 공간을 철저히 통제했다.
◇ 선고 전날까지 평의 계속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들은 이날도 오전 10시부터 평의(재판관 회의)를 열어 결정문 작성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평의에서 심리의 최종 절차인 평결(표결)까지 마치고 선고기일을 지정한 만큼 남은 이틀 동안에는 선고 절차와 결정문 문구 등에 대한 세부 조율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정 정족수 이상의 재판관이 합의한, 즉 주문을 이끌어낸 법정의견 외에 소수의견과 별개·보충의견이 있다면 어떻게 기재할지, 판단 근거를 어느 범위까지 밝힐지 등을 협의해 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헌재 실무 지침을 담은 헌법재판실무제요에 따르면 최종 결정문은 주심 재판관이 다수의견을 기초로 작성한다. 주심 재판관이 소수의견을 낸 경우라면 다수의견 쪽 재판관 중 작성자를 별도로 지정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심은 정형식 재판관이다.
평결이 이미 끝났다는 건 윤 대통령 파면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왔다는 얘기다. 다만 재판관들의 의견이 전원 일치했는지는 선고 전까지 알 수 없다. 소수의견을 내려는 재판관은 결정문 작성 전에 이런 의사를 재판부에 알린다. 재판부는 다수의견을 바탕으로 한 결정문을 선고일 전 시간 여유를 두고 소수의견 쪽 재판관에 제공해 미리 볼 수 있게 한다. 다수·소수의견을 모두 반영한 결정문이 재판부에 제출되면 검토를 거쳐 최종적인 결정문이 확정된다. 재판에 참여한 재판관이 평결 이후 의견을 바꾸고자 할 때는 선고 전까지 평의의 속개를 요청할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정문은 선고 후 재판관 전원이 서명·날인을 받아 사건 당사자에게 송달된다.
◇ 비상계엄 ‘중대한’ 위법인지가 관건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에 대한 헌재 결정은 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에 대한 사법부의 첫 공식 판단이다. 지난달 먼저 선고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사건에서 헌재는 계엄 자체의 위법성을 직접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는 12·3 비상계엄 발령이 대통령직을 박탈할 만큼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였는지를 따져 가려지게 된다. 근거 조항은 헌법 65조 1항과 헌재법 53조 1항이다. 헌법상 계엄 선포 조건 위반, 계엄 선포 절차 위반, 국회 권능 방해, 위헌·위법한 포고령 발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탈과 주요 인사 체포 시도 등 다섯 가지 탄핵소추 사유 중 단 한 가지만이라도 ‘위법성’ ‘중대성’이 동시에 인정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중대성 요건의 중요성은 전직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드러난 바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헌재는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는 노 전 대통령 발언의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위반은 아니라고 봤다. 반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선 최순실(개명 이름 최서원) 씨의 국정 개입이 대통령의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며 위반의 정도도 중대하다고 봤다.
장서우/박시온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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