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기자회견... 57개국 224평 작품 상영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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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전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가운데)이 올해 영화제 기획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26회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라두 주데 감독의 콘티넨탈 '25가 선정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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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예술영화 및 독립영화인들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는 전구국제영화제가 올해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1일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개막 간담회에선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배우 이정현을 비롯,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및 주요 부문 프로그래머들이 참석해 각 부문별 특징을 소개했다.
눈에 띄는 건 영화 산업 침체기에도 한국경쟁 부문 등 주요 부문 출품작 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한 사실이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지난해보다 출품작 수가 많이 늘어 1835편이 들어왔다. 역대급으로 까다로운 심사 과정이었다"며 "전반적으로 영화 수준이 올라갔기 때문인데 LGBTQ (성소수자) 소재와 대안 가족, 여성 관련 주제가 많았다. 배우들이 직접 연출한 작품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제경쟁부문에도 비슷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총 662편이 출품된 해당 부문에 대해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출품 국가도 83개에서 86개국으로 소폭 증가했는데 다큐멘터리가 200편이 넘는 비중이었다"며 "소규모 예산에 소수 스태프들과 함께한 사적 다큐가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제작 여건이 좋지 않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및 국제경쟁을 포함해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선정해 소개하는 작품은 총 57개국 224편이다. 해외 작품은 126편, 국내는 98편이다.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10년째 진행하고 있는 100필름 100포스터 전시, 영상자료원과의 협업, 특별전 등 기존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매년 사회적·영화적 화두를 던져온 특별전은 '다시, 민주주의로',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 그리고 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 대상으로 선정된 '배창호 감독 특별전'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다시, 민주주의로' 부문엔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애덤 킨징어 이야기인 <마지막 공화당원> 등 6편이 상영된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12월 3일 이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혼란과 혼돈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전 세계에 집중해 작품을 선정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정준호 "경제 불황에 후원받는 게 쉽지 않았다"
한국영화 침체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던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그런 상황에서 전주의 역할을 고민 중이다. 보다 다채로운 행사로 찾아뵐 것"이라며 "이제 임기 3년차에 접어들었다. 격려도 있고 우려도 있었는데 배우로만 편하게 참석하다가 호스트 역할을 하다 보니 그간 영화제 스태프들이 고생하시는 걸 체감 중"이란 소회를 전했다.
공동집행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정 위원장은 후원회 모집 등 영화제 살림 전반에 기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경제 불황에 후원받는 게 쉽지 않았다"며 "적은 제작비를 쥐어짜는 느낌으로 한국영화의 질을 높인다면 2000년대의 부흥기가 다시올 것"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한 기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이 얼마인지, 영화제 지원 예산이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타성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제가 알아야 하나?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걱정하시는 취지는 이해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올해로 다섯 번째인 올해의 프로그래머 섹션엔 배우이자 가수, 예능인으로 활동 중인 이정현이 참여한다. 15세 때 장선우 감독 <꽃잎>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이후 가수 활동으로 스타 반열에 올랐던 이정현은 박찬욱 감독 단편 <파란만장>을 기점으로 다시 영화계에 얼굴을 보였고, 독립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
전주영화제에선 이정현의 데뷔작 <꽃잎>을 비롯해 <파란만장>, 그리고 <성실한 앨리스> 등 배우 출연작 세 편과 배우가 직접 선택한 다르덴 형제의 <더 차일드>,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 등 총 6편이 상영된다. 또한 이정현은 자신의 첫 연출작인 단편 영화 <꽃놀이 간다>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30년 전 <꽃잎>을 찍었을 땐 영화를 볼 용기가 안 났다. 그때 연기가 처음이라 감독님께 엄청 혼나며 첫 촬영을 접었던 기억이 있다"던 이정현은 "이 영화를 제대로 보기 힘들었는데 성인이 돼서 박찬욱 감독님께서 손수 그 영화를 가지고 오시며 최고의 영화라 했을 때 많이 부끄러웠다. 2010년에 한번 꺼내본 이후 이번에 제대로 스크린에서 보게 됐다"고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이정현은 "잠수를 타신 걸로 알려진 장선우 감독님에게도 제가 꼭 같이 보고 싶다 해서 이번에 참석해주신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의 말대로면 장선우 감독은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모습을 보인 후 오래만에 공식석상에 서는 셈이다.
첫 영화 연출에 이정현은 "스무살 때 가수로 인터뷰 했을 때 영화감독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이제야 이루게 됐다"며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현 연극학과) 졸업하고 대학원 1학년에 진학해서 만들었던 건데 임신과 출산으로 이제 공개하게 됐다. 기사로 접한 복지사각지대에 놓은 부자 이야기가 가슴 아파서 만들게 됐는데 마냥 슬픈 영화만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진행된다. 개막작은 루마니아 출신 라두 주데 감독의 < 콘티넨탈 '25 >이며 폐막작은 김옥영 작가의 감독 데뷔작 <기계의 나라에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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