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심판 선고 앞 진보·보수 원로들 잇따라 ‘하야’ 전망
조갑제 “尹, 망가져…헌재 선고 전 하야하고 정계은퇴해야”
김진 “이미 데드덕” 진중권 “국민 60% 분노…尹 통치 불가능”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이 오는 4일로 결정된 가운데,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윤 대통령의 파면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①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여론이 60%에 육박한 상황에서 ②성난 민심을 등에 업은 거야가 행정부를 무력화시키면 '데드덕'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③계엄을 계기로 대통령에 대한 군 장성들과 관료들의 불신 심화 등으로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한다. 이에 윤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 각하되더라도 그의 조기 퇴진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3월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60% 尹 즉각 퇴진 주장…기각 시 저항할 것"
지난달 29일 보수 원로인 조갑제 전 편집장은 '조갑제 닷컴'에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전제로 "윤석열 탄핵찬성을 원하는 60% 이상의 국민들 생각과 反(반)하고 헌법정신에도 맞지 않는 헌재의 기각결정문과 이에 동조한 3명 이상의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분노는 1987년 민주화 시위를 방불케 하는 전국적 저항을 폭발시킬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가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 내 정치적 위기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을 언급했다.
조 전 편집장은 "이들은 윤석열 즉각퇴진을 주장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도 헌재 최종진술에서 복귀해도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개헌과 개혁에 주력하겠다고 천명하였다. 12.3 계엄 직후 한동훈 국힘당 대표와도 한때 질서 있는 早期(조기) 퇴진에 합의한 바 있었다. 그렇다면 윤석열 즉각 하야는 피할 수 없는 명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전 편집장이 언급한 '60% 이상의 국민'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4~2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탄핵을 인용해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은 58%, '탄핵을 기각해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의견은 37%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8.0%,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같은 결의 진단을 내놨다. 그는 지난달 25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여권 일각에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를 기각·각하할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희망고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 교수는 "윤 대통령은 탄핵 이전에도 사실 국정 운영을 못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게나"라고 반문한 뒤 "(탄핵에 찬성하는) 60%의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길바닥에 다 쏟아져 나올 것이다. 카오스(혼돈) 상태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통치를 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 하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3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여야 인사들이 각각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귀 시 野 '尹 무력화' 시도…'군 통수권 상실' 주장도
윤 대통령의 하야설을 주장하는 측은 그가 복귀하더라도 '이재명의 민주당'과 공존, 협치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짚는다. '12·3 비상계엄'으로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정부와 야당의 관계는 회복불가능한 상태로, 입법권과 예산심사권을 지닌 거야의 협조 없이는 윤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조 전 편집장은 "국민여론이 악화되면 국민의힘이 내부적으로 분열할 것이고, 윤석열 再(재)탄핵 소추나 김건희 및 내란혐의와 관련된 특검안 재표결에 찬성하는 이탈자가 나와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권을 눈앞에 두고 세 명의 재판관들 때문에 이를 놓쳤다는 생각으로 민주당은 국회의 힘을 총동원하여 윤석열 정권 無力化(무력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계엄 실패 후 윤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의 리더십도 상실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보수논객으로 통하는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군 통수권자의 위신과 권위와 체면이 땅에 떨어진 만큼 윤 대통령이 복귀하게 되면 직무 수행, 정치, 외교, 군사, 안보, 사회, 행정적으로 대통령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행정적으로 이미 레임덕이 아닌 데드덕"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편집장은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자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을 감옥에서 빼내서 제2의 계엄령을 펼지 모른다는 식의 뜬소문 확산으로 군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그리고 군 내부의 갈등으로 군통수권 행사는 불가능해질 것이다. 군대가 계엄파와 반대파로 분열하는 것은 內戰(내전)으로 가는 길"이라며 "윤석열 복직은 12.3 비상계엄이 진압되지 않고 오히려 부분적으로는 계엄 체제로 복귀함을 뜻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이상의 상황을 정리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국민의힘과 보수층과 나라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헌법재판소 선고 이전에 먼저 下野(하야)성명을 발표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것임이 논리적으로 명백해진다"고 지적했다.
일각에는 헌재 역시 법뿐 아니라 이 같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그의 파면을 결정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김 전 위원은 "헌재 재판은 사실과 법리에 따라 헌법이나 법률 위반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를 50% 판단하고, 나머지 절반(50%)은 만약 대통령이 복귀했을 때 대통령 수행이 가능한가, 헌재가 탄핵이나 기각을 내렸을 때 사회 결과와 반응은 어떨 것인지를 본다"며 "헌법재판소가 이미 8대 0으로 (탄핵) 합의를 끝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헌재가 빨리 (탄핵소추를 인용해) 종지부를 찍어줘야 한다"며 "그런데 이런 분(윤 대통령)을 (탄핵소추를) 기각해서 다시 올려놓는다? 대한민국 위기가 연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