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가장 복잡
노무현 63일, 박근혜 91일 소요
尹구속 취소후 여론 분열 '격화'
지지율도 치솟자 고심 더 커져
마은혁 임명도 막판까지 '변수'
파면·기각·각하 … 뭐든 파장 전망
헌법재판소가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선고하기로 결정하면서 석 달 넘게 이어진 심리가 마침표를 찍게 됐다.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때보다 세 배 가까운 시간 동안 헌재가 고심을 거듭한 만큼 탄핵 찬성과 반대 쪽 모두가 승복할 수 있도록 흠결을 최소화한 결정문을 내놔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 경찰 ‘갑호비상’ 발령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한 1일 서울 재동 헌재 앞에서 경찰이 바리케이드 주변을 점검하며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경찰은 선고 당일 안국역을 중심으로 찬반 집회 군중 사이에 ‘완충구역’을 설치하고, 일대를 사실상 진공 상태로 통제할 방침이다. 최혁 기자
◇관행 깨고 긴 시간 숙의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은 작년 12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탄핵소추 이후 111일 만에 마무리된다.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때는 각각 63일, 91일이 걸린 만큼 윤 대통령 사건은 헌재가 역대 최장기간 심리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열한 차례에 걸친 변론이 종료된 지난 2월 25일 이후로 따지면 38일 만이다. 14일, 11일이 걸린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에 견줘 세 배가량의 시간을 내부 심리에 쓴 것이다. 재판관들은 변론 종결 이후 거의 매일, 수시로 평의(주요 쟁점에 관한 비공개회의)를 열고 숙의해 왔다.
전직 대통령 사건의 결론이 마지막 변론일로부터 2주쯤 지난 시점에 나왔기 때문에 윤 대통령 사건도 3월 중순께 결정 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관측과 달리 헌재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을 포함한 검사 3인 등 윤 대통령을 제외한 주요 공직자 탄핵 사건 처리를 앞세웠다. 윤 대통령 사건을 “최우선 심리하겠다”는 헌재의 공언이 무색해졌다.
3월 중 선고기일이 지정되지 않자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일인 4월 18일까지 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8인 체제’로 재판관 정원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관 두 명이 물러나면 심리 정족수(7인) 미달로 윤 대통령 사건 선고는 무기한 미뤄지고, 국정 공백이 장기화한다. 그러나 헌재가 이날 전격적으로 선고일을 지정해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변론 종결로부터 2주 후 선고’ 관행은 깨졌지만 ‘금요일’ ‘선고 2~3일 전 통지’ 법칙은 유지됐다.
◇정치 변수에 외풍 시달려
역대 탄핵심판 대비 선고가 늦어진 것은 그 어떤 사건보다 정치적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충격파가 컸던 사건은 윤 대통령 석방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형사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가 지난달 7일 윤 대통령 측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이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윤 대통령이 다음날 풀려나며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대 후반으로 치솟자 그의 파면 여부를 둘러싼 헌법재판관들의 고민도 한층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직무 정지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 총리의 파면 여부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 등도 마지막까지 변수로 거론됐다. 헌재는 차기 대선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결과 또한 주시한 것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일과 이 대표 사건의 상고심 선고일이 맞물릴 가능성이 커서다. 무엇보다 평의 내용을 둘러싼 온갖 추측이 여론 분열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네 갈래로 나뉜 한 총리 탄핵 사건 선고를 기점으로 재판관의 정치적 성향이 한층 부각되면서 탄핵 찬성·반대 세력의 ‘편 가르기’가 격화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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