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무총리실은 1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을 4일로 공지하자 잠시나마 한숨을 돌린 모습이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광화문 천막 당사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요구하며 한 대행 재탄핵을 시사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압박이 헌재 공지 뒤 즉각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한 대행은 이런 와중에도 이날 4대 그룹 총수를 만나고, 최전방에 위치한 육군 1사단과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를 방문하는 등 국정 현안을 챙겼다. 전날 예정에 없던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깜짝 방문한 데 이은 광폭 행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 대행은 오전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곧장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으로 이동해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경제안보전략TF 첫 회의를 개최하고 트럼프 발 관세 전쟁 대응책을 논의했다.
한덕수(앞)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TF 회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한 권한대행,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 대행은 이재용 회장에게 직접 길을 안내하거나, 정의선 회장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안는 모습 등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에게 예우를 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대행은 모두발언에서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각 산업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 조치를 긴급하게 마련하겠다”며 “회장님들이 대표하는 각 분야의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조금이라도 보완, 강화하는 쪽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통상위기는 정부나 개별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만큼, 국민과 기업, 정부가 힘을 합쳐 뛰어야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안보전략 TF를 중심으로 기업과 함께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민·관 네트워크를 총결집하여 전방위적 아웃 리치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4대 그룹 총수들은 통상 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 의지를 전하며, 미국의 반도체과학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혜택 축소 우려, 관세 부과로 어려움에 처할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과 미국과의 총력 협상을 요청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일 경기도 파주 JSA대대를 방문해 복지회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 대행은 오후엔 서부전선 최전방 부대인 육군 1사단과 JSA경비대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했다. JSA경비대대는 전군 유일의 한·미연합 전투부대로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곳이다.
한 대행은 1사단 도라 관측소(OP) 전망대를 찾아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며 사이버 공격과 GPS 전파 교란 등 위협적인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통해서 현대전 전술을 익히고, 새로운 양상의 대남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감행할 수 있는 모든 도발 시나리오를 예측하여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며 “적이 도발할 경우, 압도적으로 대응하여 도발 의지를 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이어 JSA경비 대대를 방문한 한 대행은 “JSA 대대는 한반도 방위의 최전선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과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상징하는 부대”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맹으로 평가받는 한·미동맹은 6·25전쟁이라는 위기에서 태동하여 지난 70여년간 운명을 함께 해 왔다. 주한미군이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등 아낌없이 지원해 준 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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