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몫 재판관 3인 두고 여야 갈등탓 불완전 체제 지속
'대통령 몫' 문형배·이미선 후임 임명 당분간 쉽지 않아
여야 합의도 난망…기약없는 6인 체제 한동안 이어질듯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예고한 헌법재판소가 이달 19일부터 다시 6인 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이달 18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두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국회 법사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시켰지만, 여당이 법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실제 입법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예정대로 두 재판관이 퇴임할 경우 헌재는 지난해 12월 31일 8인 체제가 된 지 109일 만에 다시 6인 체제가 된다. 헌법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인용 결정을 하기 위해선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법은 사건 심리를 위해서 ‘7인 이상 재판관 출석’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헌재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심리에서 해당 조항에 대해 효력정지 결정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6인 체제에선 인용 결정을 위해선 만장일치가 필수적이므로, 실제 중요 사건의 심리나 종국결정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헌법재판은 사실상 중단되거나 극히 일부만 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이종석 전 소장, 이영진·김기영 재판관 퇴임 이후 6개월 가까이 정상적인 9인 체제 구성을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관은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9명 모두를 임명하지만, 이 중 3명은 국회에서 선출하고, 다른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을 하게 된다. 입법·사법·행정권력에 각각 재판관 3인씩을 배정한 것이다.
국회 몫이었던 이 전 소장 등 3인의 재판관 후임을 둘러싸고 여야의 갈등이 수개월 간 지속된 바 있다. 국회는 이들 재판관들의 후임을 12·3 비상계엄 이후 부랴부랴 선출하기로 했지만, 재판관 추천 몫을 두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를 이유로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고 있고, 이로 인해 헌재는 지난해 연말 겨우 8인 체제로 구축됐다. 하지만 사건 심리가 가능한 현재의 8인 체제마저 이달 19일자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대통령 몫이다. 하지만 현 정국에서 대통령 임명 몫인 두 재판관의 후임을 임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형식적 권한인 국회와 대법원장 몫 6인 재판관 임명과 달리, 대통령 몫 재판관의 경우 대통령의 적극적 권한행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설령 헌재가 탄핵 기각 결정을 내려 윤 대통령이 복귀하더라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대통령이 적극적 대통령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에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이라는 적극적 권한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여당에선 한 대행이 대통령 몫 재판관 임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의 강한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결론이 나온 이후에도 그 같은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석 달 넘게 임명이 되지 않고 있는 국회 선출 몫인 마은혁 후보자가 전격적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탄핵심판 결론 이후 한 대행이 마 후보자를 뒤늦게 임명할 경우, 오히려 그동안의 임명 보류가 정치적 행위였다는 점을 방증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결국 헌재 정상화는 차기 정부 출범이나 여야의 전격적 합의가 없는 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권력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설계된 헌재 구성이, 결국 정치 혼란에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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