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우주 시뮬레이션으로 은하 모양 변하는 원인·과정 밝혀
세계 최대 규모 우주 시뮬레이션 '호라이즌 런 5' 활용
[서울=뉴시스] 천문연 연구진이 연구한 은하단 안의 은하가 시간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모습. 은하가 은하단 중심부에서 서로 충돌하면서 형태가 나선형에서 타원형으로 바뀌어, 100억 년 전부터는 은하단 중심부에는 타원은하의 수가 더 많아진다. 이후, 남아 있는 나선은하 중 일부가 별이 태어나는 정도가 낮아지면서 렌즈은하로 바뀐다.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우주 시뮬레이션으로 은하 모양이 변하는 원인과 과정 밝혀냈다. 은하단 내 은하 모양에서 규칙성을 관측한 지 45년 만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진화연구센터 홍성욱 책임연구원과 고등과학원 박창범 교수가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대 규모 우주 시뮬레이션인 ‘호라이즌 런 5(HR5)'를 사용해 은하단 내 은하의 모양이 변화하는 규칙성의 기원을 밝혔다고 31일 밝혔다.
은하단은 우주에서 안정화된 천체 중 가장 무거운 천체로서 수백에서 수천 개의 은하들이 중력으로 서로 묶여있다. 은하단을 연구하면 최초의 천체가 언제 어떻게 생성되는지 은하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는지, 그리고 우주의 전체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우주에 있는 은하는 크게 나선은하, 타원은하 그리고 렌즈은하로 구분된다. 은하단 중심부에 타원은하나 렌즈은하가 주로 분포하며, 바깥쪽으로 갈수록 나선은하의 비율이 증가한다. 이러한 규칙성은 1980년 미국의 천문학자 앨런 드레슬러(Alan Dressler)가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원인과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HR5를 활용해 160개의 은하단 내에 있는 은하 4500여 개의 형성 과정을 추적했다. 이를 통해 우주 생성 초기에는 대부분 나선은하만 존재했으나 은하단 중심부에서 은하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나선형에서 타원형으로 변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충돌 초기에는 은하의 모양이 나선형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반복적인 충돌과 병합을 거치며 점차 타원형으로 고정됐다. 그 결과 약 60억년 전 은하단 중심부에는 타원은하의 비율이 높아진다. 타원은하로 변하지 못한 일부 나선은하의 경우, 별이 태어나는 활동이 점차 감소해 렌즈형 은하로 전환됐다.
HR5는 천문연, 고등과학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국내 연구진이 주도하고, 프랑스와 영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한 우주 모의실험이다. KISTI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3조 광년 크기의 가상 우주를 구축해 약 30만 개의 은하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다.
홍성욱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은하단 내 은하의 모양에서 규칙성이 관측된 지 45년 만에 그 원인을 밝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은하단뿐만 아니라 우주의 다양한 환경에 존재하는 은하의 형태 규칙성과 그 원인을 연구해나갈 예정이다. 해당 논문은 천문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인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