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 기자
수익률을 쫓아 태평양을 건너간 서학개미가 미국 자산시장의 신흥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쏠림 현상이 심해 전체 시장의 0.2%를 보유하고도 미국 주식시장을 흔들 정도다. 하지만 '테마주'에 집중돼있어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30일 뉴욕 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양자컴퓨터 관련주로 분류하는 아이온큐(IONQ)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 주식시장에서 주목받는 종목이다. 시총이 10조원을 오르내리는 종목임에도 주가가 하루에 30%씩 등락을 거듭했던 까닭이다. 아이온큐의 한국인 보유비율은 3분의 1 수준인 31.59%다.
레버리지 투자도 널뛰기다. 한국인이 30% 넘게 보유하고 있는 아이온큐 일일수익률 3배 추종 상품은 급등세를 보이다 지난 1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상용화에 20년 걸린다"는 말 한마디에 런던거래소에서 상장폐지 됐다.
널뛰기 시세의 배경에는 한국인이 지목된다. 테마주로 묶이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한국인의 '묻지마 투자'가 변동성을 키운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2일 자산운용사 '아카디안'이 고위험을 감수하는 '오징어 게임 주식시장'을 한국 개인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인의 미장(미국 주식투자) 열풍이 휩쓸고 간 곳은 이뿐이 아니다. 제2의 테슬라로 주목을 받은 전기·수소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는 구글보다 더 많은 한국인 투자가 이뤄진 종목으로 화제가 됐지만 사기 의혹과 판매실적 악화로 지난 19일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서학개미의 기세는 공매도 세력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체 유통주식 중 공매도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의료기술회사 애클라리온(ACON)도 한국인 투자자가 몰린 종목이다. 공매도 주체가 포지션 청산을 위해 매수하면서 가격이 오르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를 노린 한탕 투자다. 하지만 지난해 5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130달러 수준으로 급등했다가 지금은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밖에도 서학개미들은 리투스테크놀로지홀딩스(LYT), 비트오리진(BTOG), 선내션에너지(SUNE), 헤피온파마슈티컬스(HEPA), 수트로바이오파머(STRO) 등 소위 '동전주'에 집중투자해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