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o·me' 상표권자 774건, 일반 6120건 등록 
해외 '.ai' 대비 저비용, 기업·기관·개인 등 큰 호응

iOS 버전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에서 abc.ai.kr에 접속한 화면.

22년 만에 새로 등장한 '.kr' 하위도메인(주소)을 놓고 국내 기업·기관과 일반인들의 선점 경쟁이 불붙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2월 상표권자를 대상으로 신규 도메인 'ai.kr'·'io.kr'·'it.kr'·'me.kr'에 대한 우선등록 신청을 접수한 결과, 같은 문자열로 4종을 모두 등록하겠다는 신청건수가 171건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상표권자들이 최종 등록한 도메인은 774건이다. 등록심사를 위해 제출한 신청건수는 828건으로 △ai.kr 260건 △io.kr 185건 △it.kr 208건 △me.kr가 175건을 차지했다.

주요 상표권자로는 SK플래닛·현대자동차·LG·KT·CJ·롯데건설·미래에셋 등 국내 기업집단이나 소속 정보기술(IT) 계열사, 네이버·카카오·NHN·빗썸 등 플랫폼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달 5일 일반 대상으로 개시한 등록절차는 등록건수가 지난 18일까지 6120건으로 집계됐다. ai.kr이 2742건으로 4종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았다. 나머지 3종이 1000~1110건대 등록건수를 기록했다.

가장 먼저 등록된 도메인은 지난 5일 오전 10시 6초에 동시 등록된 미래에셋증권의 'm-stock.ai.kr', 한 개인 명의의 'chat.ai.kr'으로 기록됐다. 가장 긴 문자열을 가진 도메인은 삼성전기의 'samsungelectromechanics.ai.kr'이 차지했다.

쉬운 단어로 구성했거나 특정한 뜻을 갖는 문자열은 선호도가 높았다. 'crypto(암호화폐의 준말)'·'fast(빠른)'·'start(시작)'을 사용한 신규 도메인, 'like.it.kr(좋아해)'·'remember.me.kr(날 기억해)' 등은 이미 선점된 상태다.

일부 도메인은 현재 '도메인 판매합니다'라고 적힌 웹페이지로 연결된다. 'korea.ai.kr'을 선점한 이는 판매가를 500만원으로 제시했다.

'.com'·'.net'·'.kr' 등 도메인 가장 오른쪽에 붙는 '최상위 도메인(TLD·Top Level Domain)' 중 '.kr(한국)'·'.us(미국)' 등 국가코드를 명시한 '국가 도메인(ccTLD)'은 각국이 관리한다. 한국에선 인터넷주소법에 따라 KISA가 인터넷 주소 관리기관으로 지정됐다.

KISA는 AI·정보기술(IT)과 각각 철자가 같은 '.ai(앵귈라)'·'.it(이탈리아)', 입출력(Input·Output)을 연상하는 '.io(인도양 영국령)', 개인을 상징하는 '.me(몬테네그로)' 도메인의 등록건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착안, 지난해 .kr 하위 도메인 신설작업에 착수했다.

.ai는 등록비용이 연 150달러(22만원)에 달하는 데다 2년 단위 등록을 요구하지만, ai.kr은 등록비용이 연 1만원 안팎으로 저렴하고 1년 단위로도 등록할 수 있다고 KISA는 강조했다.

이정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해외 대행업체를 통해 .ai 도메인을 등록하면 등록비용 전부가 외화로 환전돼 해외로 빠져나가는 반면, '.kr' 도메인 등록비용은 국내에서 소비된다"고 밝혔다.

신규 '.kr' 하위도메인 등록사례./사진제공=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신규 '.kr' 하위 도메인 4종을 비롯해 현재 선점되지 않은 '.kr' 도메인은 한국에 주소지를 둔 개인·법인이라면 등록 대행업체를 통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문자열은 2자 이상 63자 이내로 영문·숫자·하이픈(-)이 허용된다.

등록대행업체는 국내 15곳이 있다. 가비아·다우기술·닷네임코리아·메가존·메일플러그·비아웹·아사달·아이네임즈·아이티이지·웹티즌·유니파이·커넥트웨이브·한강시스템·호스트센터·후이즈 등이다.

KISA는 지난 2월 기준 106만7881개의 '.kr'·'.한국' 도메인을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kr' 하위 도메인은 'co.kr'·'or.kr'·'go.kr' 등 29종이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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