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왓챠 '찌질의 역사', 지난 19일 조용히 종영
주연 배우들, 연이은 논란으로 홍보 활동 無
여주인공 송하윤 손절한 마케팅
지난달 26일 공개된 웨이브·왓챠 '찌질의 역사'는 스무 살 네 명의 소년들이 사랑과 이별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담음 청춘 성장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웨이브 제공
'찌질의 역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불운의 드라마다. 주연들의 거듭된 학교폭력 가해 의혹으로 수년간 공개를 미뤘고 그 사이 웨이브의 드라마 전성기도 끝났다. 공개 당시 꽤 인기를 끌었던 원작의 인기도 시들해진 시점이다. 결국 불리한 시작점으로 출발한 '찌질의 역사'는 별다른 의미를 남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웨이브·왓챠 '찌질의 역사'는 스무 살 네 명의 소년들이 사랑과 이별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담음 청춘 성장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웹툰 원작 '찌질의 역사'가 포털사이트에서 연재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드라마화 제작에도 많은 관심이 모였던 터다. 특히 원작자 김풍 작가가 드라마 집필을 맡으면서 원작 기반 드라마들의 신드롬을 이어가리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이러한 호응 속에서 작품은 2022년 촬영을 마쳤지만 공개까지는 3년이 걸렸다. 배우들의 학교폭력(학폭) 가해 의혹이 연이어 불거졌기 때문이다. 조병규는 2021년 학폭 의혹에 휩싸이면서 빠르게 반박을 내놓았으나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영화 '어게인' 등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전과 같은 파급력을 자랑하진 못했다. '찌질의 역사'는 주연 배우의 리스크를 감안해 편성을 추후로 미뤘다.
이후 여주인공인 배우 송하윤의 학폭 의혹이 등장하면서 '찌질의 역사'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이미 촬영과 후반 작업이 끝났지만 플랫폼의 거취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찌질의 역사'는 송하윤의 존재감을 걷어내야 했다. 다만 작품 안에서는 스토리 흐름을 위해 편집 없이 그대로 등장했다. 연이은 주연 배우 논란에 원작자는 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24년 4월경 송하윤의 논란이 불거진 직후 김풍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미치겠다, 하하하하하하"라는 글을 게시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당시 조병규 역시 폭로자와 법적으로 송사를 다투고 있던 만큼 드라마 공개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졌다.
난관을 딛고 베일을 벗은 '찌질의 역사'는 공개 전보다 더 냉대를 받았다. OTT 드라마들의 흥행 척도인 화제성 차트에 드라마와 배우들 모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작품이 공개된 후 김풍은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 "내게 '찌질의 역사'는 우여곡절 끝에 나오게 된 작품이라 더욱 특별하다"라면서 공개 자체에 의미를 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배우들 리스크로 인해 적극적인 홍보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못한 점도 흥행 실패에 한몫했다. 통상적으로 신작 공개를 앞두고 주연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작을 홍보하기 마련이지만 조병규나 송하윤 방민아 등 모두 숨을 죽여야 했다. 종영 후에도 송하윤의 스틸컷이나 종영 소감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한 톤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혔다. 2000년대 아날로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올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극중 주인공들이 '찌질하고 어설픈 청춘들'을 표방하기 때문에 거칠고 어리숙한 20대의 감성이 묻어나는데 사실 이 부분도 그리 신선하진 않다. 청춘 드라마들이 거치는 클리셰도 많았다. 다만 작품의 매력은 순도 100%의 찌질한 남자 주인공인데 조병규가 캐릭터 싱크로율을 높이면서 호연을 펼치긴 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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