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지난 2월 발생해 국민적인 공분을 산 대전 초등학교 피살 사건. 예견된 비극을 막을 길은 없었을까.
2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악몽이 된 학교'를 부제로 대전 초등학교 피살 사건의 전모가 공개됐다.
지난 2월, 40대 여교사 명재완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하늘의 별이 된 7세 소녀 하늘 양. 고심 끝에 '그알' 카메라 앞에 선 하늘 양의 어머니는 "(사건 당일) 4시 52분에 학교에서 연락을 받았다. 돌봄 선생님이 하늘이가 학원으로 인계되지 않았으니 연락을 해 달라고 하셨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하늘 양의 가족들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가족들까지 나서 학교와 그 인근을 수색한 끝에 시청각실에서 하늘 양을 발견했지만 하늘 양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하늘 양의 어머니는 "남편이 내가 뛰어오는 걸 보고 막았다. 보지 말라고. 그때 알게 됐다. 그래서 소리만 질렀다"며 "문이 다 닫히지 않아서 미세한 틈새로 아이가 보이는데 너무 작은 거다. 후유증이 있어도 되니까 살려만 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신체반응이 안 돌아온다고, 아무 반응이 없다면서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하늘인 정말 착한 아이였다. 주변 친구들이 '하늘이 정말 잘 키웠어'라고 했을 정도였다. 말도 예쁘게 하고 사랑이 많은 아이였다"며 "나는 선생이란 사람이 그렇게 했을 거라곤 생각 못했다. 나중에 범인이 선생이라는 소리를 듣고 정말 좌절했다"라고 토해냈다.
하늘 양을 살해한 범인은 40대 여교사 명재완으로 사건 일주일 전 병가와 휴직으로 4개월 만에 복직한 그는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컴퓨터를 파손하는 건 물론 통제구역인 정보실까지 들어가는 등 기행을 보였던 터. 불 꺼진 연구실에서 청테이프를 뜯다가 말을 걸어온 동료 교사에게 폭행을 가하는 폭력적인 성향도 보였다.
조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명재완이 교도관 출신의 주사 공무원이 지나간 뒤에 동료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한 점에 주목하곤 "주사가 교도관 출신의 건장한 남성이라 전혀 공격을 할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그분이 지나간 다음에 '내가 이 사람을 붙잡아서 뭔가 해야겠다'란 마음을 먹었을 수 있다"며 명재완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이날 '그알' 측은 명재완의 집을 찾았으나 인기척 없이 비어 있었다. 이웃들에 따르면 명재완은 지난해 말부터 어둡고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이는 명재완이 휴직과 복직을 반복한 시기와 일치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명재완의 진단서에 '상세불명의 우울 에피소드'라 기재돼 있는데 이는 우울증상의 기본이 되는 진단을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우울증에 있어서 가장 모호한 진단명이다. 다만, 5년 전부터 호전과 악화를 반복된 우울증이라는 표현에서 미뤄봤을 때 피의자가 갖고 있던 우울증이 반복성 우울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고 반복성 우울증은 대부분 양극성 장애에서의 우울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명재완의 복직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조 교수는 "6개월의 휴직을 했다는 건 본인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휴직 후 한 달도 안 돼서 복직을 신청했고 진단서에는 정상 근무가 가능하다고 적혀 있었다. 그 단서가 뭘까 궁금하다"며 "만약 교사가 복직하지 않았으면 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그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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