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전쟁 체험 전승할 것"…美국방 "미일동맹은 인태 안보 주춧돌"
이시바, 전후 80주년 메시지 의욕…"전쟁 검증·평화 구축 내용 담을 것"
이오토 합동 위령식 참석한 일본 총리와 미국 국방부 장관 (도쿄 지지·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29일 일본 이오토에서 열린 미일 합동 위령식에 참석해 웃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태평양전쟁 격전지였던 이오토(硫黃島)에서 희생된 미국과 일본 전몰자를 추도하는 합동 위령식에 일본 총리와 미국 국방부 장관이 처음으로 참석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올해 태평양전쟁 종전(終戰) 80주년을 맞아 이날 이오토에서 열린 미일 합동 위령식에 참석했다.
이시바 총리는 위령식에서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의 존귀한 희생과 사람들이 전후 80년간 했던 노력으로 구축됐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전쟁을 치렀던 일본과 미국은 화해를 통해 서로 신뢰하는 동맹국이 됐다"며 "전쟁의 참화를 절대로 되풀이하지 않도록 진지하게 역사와 마주하면서 비통한 전쟁 체험을 세대를 넘어 전승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태평양전쟁 당시 격렬히 싸웠던 미국과 일본이 지금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어제의 적은 오늘의 친구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미일 동맹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번영, 안전보장의 주춧돌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오토는 일본 혼슈와 괌의 중간쯤에 있는 섬으로 영어권에서는 주로 기존 명칭인 '이오지마'로 불린다. 태평양전쟁 중이던 1945년 2월 격전이 치러져 미군 약 7천 명과 일본군 약 2만1천9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오토 미일 합동 위령식은 전후 50주년이었던 1995년 미일 양국의 우호를 위해 시작됐다. 예년에는 일본 측 유족이 결성한 이오토 협회와 미국 관계자가 참석했다.
일본 총리가 이오토를 방문한 것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3년 4월에 찾은 이후 12년 만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위령식에 참석한 데 이어 유골 수습 작업 현장도 시찰했다.
그는 이오토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에 "아직도 1만1천 명의 유골이 고향을 생각하며 이 땅에 잠들어 있다"며 "정부가 유골을 수습해 귀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시바 총리는 전후 80년을 맞아 전쟁을 검증하고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려 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전후 60년과 70년에도 우리는 평화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여러 형태의 메시지를 냈다"며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일본의 독립과 평화를 확고히 하기 위해 생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각의(국무회의)를 거친 총리 담화를 내는 대신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한편,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인 헤그세스 장관은 30일 도쿄에서 나카타니 방위상과 회담하고 이시바 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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