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억달러 투자해 최대 규모 거래
AI 반도체 수요에 기대감 커져
중국 전략 조만간 공개 예정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새 성장 기회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위해 1단계로 2021년 66억1000만달러, 2단계로 이날 22억4000만달러를 각각 납입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총 인수 금액은 88억4400만달러(약 12조9670억원)이다.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금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날 SK하이닉스가 납입을 완료하면서 인텔의 낸드 설계 자산(IP), 연구개발(R&D) 조직, 생산시설과 인력을 모두 넘겨받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맺었다. D램에 집중돼 있던 SK하이닉스의 사업을 낸드 분야로 넓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선택이었다. 인텔은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Solid State Drive) 시장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이었으며,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이 시장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 투자후 인텔의 중국 다롄 생산공장과 SSD 사업부를 먼저 이전 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을 새롭게 출범하고 SSD 사업을 맡겼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솔리다임을 중심으로 SSD 제품을 확대하고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할 방침이다.
전날 열린 제77기 주주총회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인텔 낸드 인수 후 전략과 중국 사업 운영 방안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무역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공장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핵심 생산 거점”이라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 고객 대응 능력을 우선 고려해 수익성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이어 “이제 인수가 마무리된 만큼 구체적인 운영 전략도 곧 나올 예정”이라며 “아직 자세한 내용을 말하긴 이르지만, 앞으로 추가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SSD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또 다른 핵심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 매출은 2019년 약 5조원에서 지난해에는 19조1000억원으로 성장했다. AI 기술 확산과 함께 낸드와 SSD 수요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1.7%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SK하이닉스 33.2%, 마이크론 10.8%, 키옥시아 9.4% 순이다.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지분율이 최대 34%인 점을 고려할 때 SK하이닉스·키옥시아의 점유율은 42%를 웃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중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공급망 전략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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