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제적 시 "여러 시나리오 대비"…법적대응 시사
"정부, 밀어 붙인다면 공멸"…"학교가 학생 보호하길"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대한의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14/뉴스1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최근 대다수 의대생의 제적 위기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 등에 대해 의대생들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28일 "학생들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결정이든 존중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지금 같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공멸의 길만 남을 뿐"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선배들이 투쟁할 테니 학생들에게 돌아오도록 호소해야 한다는 의료계 일각의 요구에 대해서는 "그것은 학생들을 믿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할지 고민할 시간을 더 달라는 취지의 제안은 내놨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산불이라는) 국가 재난 사태와 겹쳐 전국의 의과 대학생들에게는 제적이라는 재난적 상황이 눈앞에 닥쳐 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각 의대 학장 총장께서는 현 사태에 학생들의 재난적 상황을 더해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의협은 학생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로서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 그들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결정이든 존중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제대로 된 의료개혁을 의료계, 국회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길 바란다. 지금과 같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로 일관한다면 공멸의 길만 남을 뿐"이라고 요구했다.
그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한 이유를 "의대생들도 성인이다. 투쟁 방향들도 그들이 열심히 결정해 왔고 앞으로 그렇게 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라며 "'어느 쪽으로 선도하겠다, 이끌겠다'는 의견을 협회가 내는 것은 그들이 성인임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겸 의협 부회장이 이날 '미등록 휴학'과 "저쪽이 원하는 것은 결국 굴종" 등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글을 못 봤지만, 의대생의 투쟁 방향에 대해 언급할 이유가 없다. 공식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대생이 제적될 때를 대비해선 "법무팀과 법제이사를 통해 검토 중"이라며 "학칙에 벗어나지 않는 휴학계가 승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적 압박은 합당하지 않다는 점에서 법적 다툼이 시작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의협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두곤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의협은 그 누구보다 많은 학생과 대화하고 있다"며 "언젠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하는 단체나 개인의 발언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결과까지 예상하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의 환경이 다양하고 다르다. 일률적으로 우리가 요구할 수는 없겠다. 이는 월권"이라며 "하지만 학장들과 총장들 모두 학생을 보호하겠다는 마음은 하나라고 알고, 그에 맞게 행동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첨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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