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첫 공개…제조업 주제
"공장 미국으로 대거 이탈"
"원격공장으로 고용 유지"
7월 대토론회…녹서 발간도
[서울=뉴시스] 권신혁 기자 =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28일 오전 '인공지능과 노동 연구회' 제6차 회의를 개최했다. 그간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이날 처음으로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회의를 공개했다. 2025.03.28. innovatio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국내 제조업이 8개월째 취업자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고용한파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이 다시 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 부흥에 박차를 가하며 제조업 위기가 국가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 같은 '탈한국' 흐름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28일 오전 '인공지능과 노동 연구회' 제6차 회의를 개최했다. 그간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이날 처음으로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회의를 공개했다.
앞서 경사노위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근로환경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올 1월 해당 연구회를 발족한 바 있다. 노사위원, 정부위원(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 전문가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날 회의는 'AI 기반 제조업 혁신과 일자리 변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제조업은 전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분야로, 국내 노동시장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회의 시작 전 김덕호 공동좌장(경사노위 상임위원)은 "경사노위 논의가 노사 간 예민한 사안이다 보니 공론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번 회의를 공개했다"며 "또 최근 인식조사 결과를 보니 노사정 모두 가장 시급한 주제로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대응전략 수립을 꼽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논의 활성화를 위해 7월께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이후 우리 사회의 고민과 질문을 담은 녹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공동좌장인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가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하고 있어 모두가 당황스러워하며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사노위 논의는 노사정의 이해 수준을 일치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장영재 카이스트 교수는 AI와 디지털트윈(현실 세계와 가상의 디지털 세계를 데이터로 연결하는 것) 기반의 원격·무인(사람이 공장 밖에 있는 것) 공장 체계를 통해 국내 고용을 유지하고 기술유출까지 방지할 수 있다고 봤다.
장 교수는 "과거 20년 제조업에 관심이 없었던 미국이 다시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대한민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했다.
국내 제조업 공장들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어 "국내 제조업의 대거 이탈은 한국 고용시장을 축소할 것이고 기업의 입장에선 해외 공장에서 생산을 하며 기술 유출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지난 1월 8일 '인공지능(AI)과 노동 연구회'를 발족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 2025.01.23. (사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디지털트윈 가상공장(한국)과 미국현지공장을 연결하면 한국에서 원격으로 모든 운영을 담당할 수 있다"며 "국내 고용 유지와 기술유출 방지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 같은 AI를 기반으로 한 원격 제조 공장을 정부 정책으로 제안했다.
이어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고용의 구조와 국가 제조 기반의 재편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AI가 사람을 대체할 것이란 점은 인정해야 한다"며 "기존 노동정책 및 사회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발제를 진행한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한 제조시스템이 생산성, 품질, 비용, 납기 등에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제조에 특화된 생성형 AI 등을 활용한 성과 사례 등을 소개했다. 구체적인 성과로는 ▲생산성 50% 증가 ▲불량 50% 감소 ▲원가 30% 절감 등이 있다.
그는 "AI 기술이 고용의 질을 높이고 실질적인 기업 가치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조정철 LS일렉트릭 부장은 "AI는 단순한 자동화 수단을 넘어, 업무의 질을 높이고 실무자의 판단을 보조하는 '디지털 비서'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를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인류를 보강하는 기술로 이해하고 사람과 AI의 협업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장영재 교수는 "AI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이 들어갈 자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 생겨도 작업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또 AI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의 우려와 관련해선 "인공지능을 적용하더라도 인간이 있어야 한다"며 "아직 사람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선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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