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규제에 환경 내세운 중국 규제
MS 데이터센터 철회까지…엔비디아 급락
미국·중국의 AI 전쟁…韓 반도체 수혜 기대
[한국경제TV 최민정 기자]
<앵커> 올해 초 중국의 딥시크가 발표된 이후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두 국가 모두 규제에 나서고 있는데요. 우리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마켓 딥다이브 최민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연일 규제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5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국(BIS)은 80개 기관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는데요. 이 중 50여 곳이 중국 기관입니다.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이 정부의 허가 없이는 해당 중국 기업에 반도체를 판매할 수 없게 된 건데요.
더불어 중국이 외국에서 AI 반도체를 우회 수입하는 길을 봉쇄하기 위한 건데요. 업계에선 "밀반입을 추적 및 단속하는 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딥시크 등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기업들의 AI 역량을 늦추기 위해서입니다.
중국도 맞불을 놨죠.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을 쓰도록 규정했는데요. 사실상 엔비디아의 H20 칩 구매 금지를 권고한 겁니다.
중국에서도 H20칩 수준의 기술력이 확보됐기 때문으로 해석되는데요, 화웨이의 어센드910, 바이두 산하의 쿨룬에서 제작한 칩이 H20 칩보다 사양이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중국 당국은 아직 해당 규정을 엄격하게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될 경우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겁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중국 내 기업들은 엔비디아 제품 대신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제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되는 거죠.
엔비디아의 연간 매출의 13%가 중국 판매인데, 엔비디아의 실적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여기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 데이터센터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엔비디아의 급락을 주도했는데요. TD코웬은 현지시간 26일 MS가 전력규모 약 2기가와트(GW)인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했으나, 공급 과잉 문제로, 이를 취소했다고 전했습니다.
MS의 행보에 데이터센터 버블 우려가 다시 커진 건데요. 그러면 이런 최근의 변화들이 우리 반도체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취재결과 증권가에선 단기 리스크라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구글과 메타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더불어 두 국가의 경쟁으로 AI 산업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AI 기술력과 관련 제도에서 앞서 나가는 국가들은 안보, 경제 등에서 지배력을 가지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들 국가에 종속되며 국가 경쟁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약 4년간 5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고, 중국은 빅데이터 산업 규모를 3조 위안, 우리 돈 604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도 탈출구를 찾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인데요. 미국 정부는 2022년 엔비다아의 AI 칩 H100의 중국 판매를 제한한 데 이어서 2023년에는 H800칩 수출도 금지한 바 있습니다. 그 후 새로운 규정을 준수하는 H20칩을 출시해 중국 시장에 대응했는데요.
엔비디아는 중국 당국의 규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H20 칩 사양을 조정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지만, 이 경우 칩의 효율성이 떨어져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종합해 보면 미국과 중국의 AI경쟁이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국내 반도체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마켓 딥 다이브였습니다.
최민정 기자 choi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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