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 쾌감에 감정적 여운까지"…5월 1일 개봉
이혜영(왼쪽)과 김성철이 호흡을 맞춘 '파과'가 5월 1일 개봉한다. /NEW
[더팩트|박지윤 기자] 전설적인 60대 여성 킬러와 그를 쫓는 킬러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배우 이혜영과 김성철의 대체 불가한 에너지가 강렬하게 부딪히며 관객들을 뒤흔들 '파과'다.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의 제작보고회가 27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민규동 감독과 배우 이혜영, 김성철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날 이혜영은 솔직한 입담과 다채로운 포즈로 행사 내내 취재진의 웃음을 책임졌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파과'는 '흠집이 났지만 익을수록 완벽하다'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숨 막히는 핏빛 대결을 그린다.
이혜영은 전설의 킬러 조각으로 분해 극을 이끈다. /NEW
메가폰을 잡은 민규동 감독은 "유례없는 60대 여성 킬러와 미스터리한 젊은 추적자가 서로 부딪히면서 강렬하게 인생을 뒤흔드는 이야기"라며 "이를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던 순간에 어떠한 목소리가 들렸다. 손이 떨려서 은퇴를 고민하는 전설적인 총잡이가 있는 마을에 젊은 총잡이가 찾아와서 '여기 레전드 나와바. 나 너 죽일래'라고 도전하는, 단순한 배틀이 아니라 운명과 필연을 담으려고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60대 여성 킬러를 내세운 민규동 감독은 '파과'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자신했다. 그는 "'파과'는 몸과 마음이 다 싸우는, 진짜 싸움이다. 결과를 봤을 때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게 아니라 그 인간의 삶을 보게 된다. 액션의 장르적 쾌감도 가져가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감정적 여운도 느낄 수 있는 ㄱ 독특한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혜영은 모든 킬러가 열광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전설의 킬러 조각 역을 맡아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그는 "제 나이 또래 좋은 배우들이 많은데 '왜 킬러 역할에 나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찍으면서 보니까 내가 보톡스를 맞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끝났으니까 맞으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그렇다면 민규동 감독은 왜 킬러 역할에 이혜영을 캐스팅했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저에게는 신비로운 존재였다. 미스터리하면서 한 번에 잘 파악이 되지 않는, 저와 같은 한국 사람인데 한국적이지 않은 면이 있어서 궁금했다"며 "고전 영화의 아우라를 가진 분이라서 텍스트를 넘어서는 영화적 감정을 찍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세월의 흔적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와 아우라가 영화에 녹아들었다"고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파과'에서 투우 역을 맡은 김성철은 ""투우는 갑자기 느닷없이 나타나서 조각을 찾아 헤매는, 기본적으로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NEW
김성철은 조각을 찾기 위해 킬러가 된 미스터리한 남자 투우로 분해 이혜영과 강렬한 대립을 완성한다. 그는 "투우는 갑자기 느닷없이 나타나서 조각을 찾아 헤매는, 기본적으로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을 영화 내내 미스터리하게 풀기 때문에 매력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본과 소설을 번갈아 가면서 읽었다는 김성철은 "이혜영 선생님께서 하신다고 해서 대입시켜서 읽었고 너무 매력적이었다"며 "현장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지만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드라마의 끝이 액션이라는 점이 영화에 잘 녹아있는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날 민규동 감독은 김성철을 향해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뮤지컬 무대에서 그가 펼치는 카리스마와 에너지에 압도됐었다는 민 감독은 "조각과 어울리면서도 불편하게 하고 언제 물지 모르는, 복합적인 이미지가 필요했다"며 "김성철이 가진 미소년 느낌과 강력한 무서운 지점이 느껴져서 다행이었다. 원석으로서 가능성이 큰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각과 투우의 상반된 액션 디자인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효율을 따지는 조각은 빠른 시간에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간결한 액션을, 과시하는 성격의 투우는 상대를 멸시하는 마음을 담은 액션을 선보인다고. 이를 소화한 이혜영과 김성철은 "액션신이 정말 힘들었다"고 입 모아 말해 작품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혜영은 "민규동 감독은 계획이 다 있었다. 현장 여건이 너무 힘들었고 타이트하더라. 부상도 많았고 무술 감독님도 고생 많으셨다. 감독님이 편집도 잘하셨다"고, 김성철은 "감독님이 투우의 액션신을 롱테이크로 찍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강렬해야만 하는 첫 등장 장면을 찍을 때 리허설을 2시간 하고 17번을 찍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민규동 감독과 배우 이혜영 김성철(왼쪽부터)이 '파과'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빛냈다. 이혜영은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도 봤는데 그것보다 저희 작품이 더 재밌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NEW
이번 작품으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이혜영과 김성철은 서로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훈훈함을 안겼다.
김성철은 "행복하게 촬영했고 모니터링할 때는 꿈 같았다. 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을 계속 보여주시는 이혜영을 보면서 저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를 들은 이혜영은 "김성철이 이렇게 말해주니까 힘을 얻어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앞서 '파과'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Berlinale Special) 섹션에 초청돼 전 세계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땡볕'(1985) 이후 40년 만에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던 이혜영은 "너무 좋았다. 민규동 감독을 만나서 이러한 도전을 해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액션이라는 장르와 생각하게 하는 그것이 묘한 조화를 이룬 것 같다"며 "본 사람들은 좋다고 얘기했다.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떨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도 봤는데 그것보다 저희 작품이 더 재밌었다"고 덧붙이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 감독은 "장르적 실험을 볼 수 있고 깊이 있는 시선을 주목하는 영화제에서 상영해서 기분이 좋고 영광이었다. '잔혹하지만 서정적이다' '폭력적이지만 아름답다' 등의 평을 들었을 때 제 의도를 잘 읽어주신 것 같아서 좋았다"고, 김성철은 "신뢰가 있는 영화제에 '파과'가 초청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었는다. 월드 프리미어로 영화를 보는 게 신선한 경험이었고 한국 관객들에게 얼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혜영은 "민규동 감독 영화 중에서 제일 재밌다"고, 김성철은 "'테이큰'에 리암 니슨이 있다면 '파과'에는 이혜영이 있다"고, 민 감독은 "당연히 오락 영화로서의 장르적 쾌감도 가져가면서 작품이 끝났을 때 누군가의 얼굴이나 뒷모습이 잔상에 남는 영화로 남길 바란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파과'는 5월 1일 개봉한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