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속 캠프파이어 앞에서도 요리를 하고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다.
8년 만에 베일 벗은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예상 외의 재미와 힐링을 갖춘 게임이었다. 1000억원이 넘는 개발 비용과 긴 개발 기간을 떠올리며 기대와 우려 섞인 마음으로 시연대 앞에 앉았는데, 확실히 ‘밀레시안(마비노기 유저)’이라면 좋아할 요소를 가득 담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게이머라도,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작고 평화로운 게임 속 마을에 찾아가 소소한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선물’이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오랜 기다림 끝에 27일 정식 출시했다. 이 게임은 데브캣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20년 이상 서비스를 이어온 원작 마비노기를 모바일로 이식한 작품이다. PC와 모바일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한다.
마을 캠프파이어 앞 모여있는 게이머
직접 게임을 해보니 고향에 온 듯한 마비노기만의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 가득했다. 게임 속 BGM(배경음악)을 들으면 여유와 추억이 있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하다. 캠프파이어 앞에서 다른 유저와 함께 춤 추고, 이야기 나누고, 음식을 먹는 낭만은 이 게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다.
전반적인 게임 난도가 낮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겠다 싶다. 전투, 생활, 가공 등 주요 콘텐츠에 난해함이 없었다. 편의 기능이 잘 갖춰졌다는 인상도 받았다. 퀘스트를 시작하고 ‘나침반’ 기능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캐릭터가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등 MMORPG를 처음 해보는 초보자도 쉽게 게임을 익힐 수 있다.
'사냥터'에서 몬스터를 잡는 모습
전투 시스템도 문턱을 확 낮췄다는 느낌을 받았다. 던전에선 ‘우연한 만남’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파티원을 만나고 쉽게 몬스터를 처치할 수 있다.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냥터’에서도 간단한 조작으로 몬스터를 해치울 수 있었다.
주요 비즈니스 모델(BM)은 ‘캐릭터 꾸미기’와 ‘성장 지원 상품’이다. 귀여운 펫이나 특별한 탈 것들도 있다. 특히 캐릭터를 꾸밀 때 사용되는 패션 아이템들은 직접 마치 백화점에서 옷을 고르는 듯 직접 입어보면서 선택할 수 있었다. 게임의 메인 스토리와 주요 성장 콘텐츠는 과금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크로스 플레이의 최적화다. 가령 PC에서 접속해도 모바일 특화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PC보단 모바일로 플레이했을 때 온전히 게임을 즐기는 느낌이 든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가로, 세로 모드를 함께 지원하는데 화면을 전환해도 끊김 없이 부드럽게 연결됐다. 한 손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세로 모드는 꽤 매력적이다.
김동건 데브캣 대표
이동기 같은 다양한 전투 스킬이 추가되면 어떨까 싶다. 모바일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스킬이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보스나 몬스터의 공격 스킬을 피할 수 있는 이동기가 있다면, 보다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김동건 데브캣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성남 분당구에 있는 넥슨 사옥에서 “마비노기는 내 인생에 가까운 게임이다. 23년 전 마비노기 기획서를 가지고 故김정주 회장을 찾아갔을 때가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면서 “마비노기 모바일은 실제로 게임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도 즐길 수 있게 대중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주변에서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접한다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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