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오는 4월2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된다. 우리나라 대미 수출품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제조되지 않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의 부를 빼앗아 간 데 대해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시점은 전 세계 각국을 상대로 미국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다음달 2일로 지정했다.
25% 관세는 현재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2.5%)의 10배 수준이다. 백악관은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가 시행되면 관세를 통한 재정 수입이 연간 100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친구이든 적이든 미국에서 많은 것을 빼앗아갔고 솔직히 말해서 친구들이 종종 적들보다 훨씬 더 나빴다"며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가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에 대한 25% 일괄 관세 부과가 대미 자동차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등 우방국 기업을 겨냥한 조치라는 점을 시사하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돌아오고 있다"며 "이미 미국 내 (공장)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4일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해 미국 현지 자동차 생산공장과 제철소를 짓기로 발표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엄청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2기 출범 이후 제품 품묵별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달 12일 발효한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두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약품, 목재에 대해서도 곧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는 4월2일에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미국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부과하는 상호관세도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자동차 관세가 시행되면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으로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체 대미 수출의 27%인 347억4400만달러(약 51조원)에 달했다. 한국의 전 세계 자동차 수출 기준으로는 대미 자동차 수출 비중이 49.1%에 이른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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