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한 번도 안 해본 유저도 즐길 수 있는 MMORPG라는 취지에 부합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이하 마비노기M)'은 웰메이드 수작은 아닐지라도 타깃이 분명한 게임이다.
마비노기M은 '쉬운' 게임을 표방한 모바일 MMORPG다. 게임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유저도 쉽게 게임을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마비노기를 즐길 수 있기 위함이다.
MMORPG는 전반적인 성장 과정, 그리고 엔드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를 평가하기 어렵다. 하지만 초반부와 시스템을 봤을 때 마비노기M 개발진의 의도는 분명하게 작동하고 있다.
오히려 그런 배려 차원의 요소가 상당해 기존 게이머들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다. 게임 구조가 선형적이고, 성장 요소가 직관적인 구조를 띄어 비교적 입문 난도가 낮다. 스탭 바이 스탭으로 게임을 익히기엔 매우 적합하다.
원작 마비노기와 게임성이 유사하게 느껴지지 않고 IP를 제외하면 여타 모바일 MMORPG 게임과 차별점이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 적은 게 옥에 티다. 그래도 타깃층은 명확하기에 취향과 목적이 맞다면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다.
■ 원하는 유저는 확실히 있을 만한 게임
- 여타 모바일 MMORPG와 형태는 비슷하다
마비노기M은 방치형 기반의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 형태다. 메인 퀘스트라는 굵은 줄기를 따라 진행하며 여러 콘텐츠가 파생된다. 선형적인 구조다 보니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
시연회에서 엔드 콘텐츠를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전투 콘텐츠 전체를 평가하긴 이르지만, 컨트롤 요소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마비노기M만의 특징이라기 보단, 여타 모바일 기반의 MMORPG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PC버전의 마비노기나 '와우', '파판14'와 같은 협동식 MMORPG를 원하는 유저의 니즈를 만족시켜줄 가능성은 낮다. '방치형 게임'에 익숙하고, 가볍게 즐길 MMORPG를 원하는 유저에게는 알맞은 게임이다.
여러모로 '자동'으로 게임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공을 들였다. 레벨업이나 장비 획득, 퀘스트 완료 시 등 몇몇 상황에서만 클릭해주면 된다. '잘 만든 MMORPG'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가벼운 MMORPG를 원하는 유저는 분명히 존재한다.
- 던전의 구조나 기믹도 꽤 간결하고 간단하다
예전에 비해 유저의 시간의 가치가 더 비싸졌다. 하루 하루가 고된 현대인들의 삶이다. MMORPG를 좋아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아도 예전 만큼 시간 투자하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세상이다. 마비노기M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MMORPG다. 시간이 부족하지만 마비노기 IP를 사랑하는 유저라면 더욱 그렇다.
쉬운 게임으로 설계된 이유다. 이에 던전의 구조도 간단하고, 무한정 던전을 도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코인' 재화를 추가하기도 했다. 소탕 기능도 있다. 여러모로 짬을 내어 즐기기 좋은 형태로 구성됐다.
던전은 각 구역과 층으로 나뉘어져 있고, 구역 마지막 방에 보스가 등장하는 식이다. 초반 단계이긴하나 특별한 기믹이랄 것이 없고, 모든 과정을 자동 전투를 지원한다. 특정 아이템이 필요한 보스방이 있긴하지만, 이 역시 튜토리얼로 알려준다.
물론 엔드 콘텐츠에 들어간 뒤에 이러한 평가가 뒤짚힐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와 비슷한 형태의 선례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그다지 높진 않다. 오히려 가벼운 MMORPG를 지향한다면 없는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마비노기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생활은 시연 버전에서 튜토리얼 외에는 확인이 어려워 제대로된 평가가 어렵다. 다만, 아르바이트의 존재나 재료 채집, 연금술 등의 구조를 미루어 봤을 때 원작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 생활 콘텐츠는 원작과 엇비슷하나 체험 기회가 적었다
- 모바일 게임답게 접속 보상 등이 마련돼 있다
■ 투머치토커와 친절함 그 사이 어딘가
- 튜토리얼은 너무 많다고 느낄 정도로 세세하다
마비노기M은 게임을 기본적으로 많이 경험해본 이들에게는 상당히 지루할 수 있다. '투머치'라고 느낄 정도로 A부터 Z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튜토리얼의 단계가 상당히 긴 편에 속한다.
데브캣 김동건 대표는 "게임을 전혀 모르는 유저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개발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의 생각이 튜토리얼 단계에 묻어나는 셈이다. 경험이 풍부한 유저 입장에서는 "뭐, 이런 것까지"라고 하는 요소도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게 아닐 수 있다.
마비노기M은 '쉬운' 게임이 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했는데, 대표적인 요소가 '레벨업 보너스'다. 마비노기M에는 레벨업 시 자동으로 올라가는 능력치 상승과 세 가지 항목 중 임의적으로 고를 수 있는 레벨업 보너스가 각각 존재한다.
-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능력치 상승은 체력, 힘, 솜씨, 지력 등 기초 스탯과 관련이 있다면 레벨업 보너스는 보다 직업 특화에 가깝다. 빠른 능력, 브레이크, 치명타 등 직업마다 효율이 갈리는 스탯은 어느 정도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여러모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데 레벨업 보너스는 1회차 기준 10골드만 지불하면 다른 능력치로 바꿀 수 있다. 어렸을 적 RPG 게임을 하다가 스탯 잘못 찍고 '망캐' 소리 듣고 울면서 다시 키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시연회 특성상 생활 콘텐츠나 제작 등을 진득하게 경험해볼 시간은 적었지만, 튜토리얼에서 해당 콘텐츠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이나 이용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이외에도 전반적인 육성 방식이나 전투 시스템 등에 대한 가이드 라인도 잘 구비돼 있다.
마비노기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염색 역시 오리지널 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투머치하다. 염색이 마비노기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고, 원작 유저들은 다르게 받아드릴 수 있는 대목이지만, 원하는 색상을 손쉽게 선택할 수 없다는 제약은 플레이어 입장에서 불편하다. 적당히 타협을 봐도 괜찮을 항목인데, 다른 건 바꾸면서 염색은 예전 방식을 고수하는 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
- 원작 고증이라고 하지만 너무 불편하고 올드하다
■ 기존 게이머 위한 배려는 살짝 부족하다
- 우측 하단의 버튼(스페이스바) 하나면 대부분의 상호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
신규 유저를 위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은 칭찬할만 하지만, 게임에 익숙한 유저를 위한 배려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키 세팅 변경이나 세부적인 옵션 지원이 미미한 탓이다. 만들어놓은 그대로 사용하는 것 외엔 자유도가 너무 적다.
예시로 마비노기M의 상호작용 키는 '스페이스바'로 고정이다. 이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스페이스바 하나만 누르고 있으면 게임을 원버튼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꽤 좋기 때문에 이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F'나 'R' 키에 더 익숙한 유저들도 많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많은 게임들이 상호작용 키를 둘 중 하나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페이스바가 불편하진 않지만, 기존 유저들에게는 F나 R이 더 익숙할 수 있다.
- 키 바인드 설정이 없는 건 상당히 불편하다
시연 버전 기준 마비노기M은 주어진 키 바인드를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 상호작용 키 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도 마찬가지다. 유저가 익숙한대로 키 세팅을 바꿀 수 없다.
물론 키 세팅을 지원하지 않는 모바일-PC 크로스플랫폼 게임도 있다. 마비노기M은 자동 위주로 진행되므로 키 세팅이 중요성이 크지 않다. 그래도 PvE 위주의 협동 콘텐츠가 메인이라면 보다 편리한 이용을 위해 지원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카메라 시점 이동은 마우스 우클릭과 좌클릭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건 훌륭하다. 다만 마우스 이동 잔상의 온오프 기능이 없는 건 아쉽다. 기자는 마우스 잔상이 눈에 거슬려 해당 기능을 이용하지 않는데, 억지로 사용하다 보니 불편했다.
카메라 무빙도 그렇다. 스킬을 스킬대로 사용하되 원하는 방향을 바라보길 원하지만, 타깃팅 게임의 편의를 맞추기 위해서인지 대상에게 자동으로 화면이 돌아간다. 수동 조작 시 컨트롤이 생각보다 불편하다.
반대로 모바일 조작은 훨씬 편안하다. 인터페이스 연구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여실히 느껴진다. 상호작용키만 누르고 있어도 알아서 진행이 되는데다가 디바이스 정중앙에 위치해 매우 편안한 진행이 가능하다. 콘텐츠에 따라 가로/세로 모드를 지원한다는 점에서도 가산점을 받을 만하다.
- 모바일 인터페이스 구성이 상당히 잘 돼 있다
■ 유저가 선호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냐
- 유저가 선호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
마비노기M의 비지니스 모델은 아쉽게도 많은 유저들이 반가워할 만한 구조는 아니다. 코스튬(패션)과 펫이 주력 상품인데, 두 상품 모두 치장 아이템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각각 고유한 능력치가 있다.
패션과 펫 뽑기권은 각각 200M캐시, 300M캐시에 판매된다. M캐시 9900개에 9만 9000원이다. 최고 등급인 유니크 픽업 상품의 확정 천장으로 패션은 100회, 펫은 200회다. 최악을 상정해 천장을 본다면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패션의 추가 능력은 부위 하나에 달려 있는 효과와 세트 효과로 나뉜다. 능력치 상승 효과는 세트가 맞춰져야 적용된다. 모든 부위를 맞춘다고 가정할 경우 그 비용은 훨씬 더 커진다. 다만, 그 능력치 상승폭이 매우 큰 편은 아니다.
- 마비노기M 트럭 가격
- 월별 멤버십 구독도 있다
추가적으로 얻는 능력치는 넥슨 '메이플스토리' 전투복이라 불리는 '마스터 라벨' 아이템과 엇비슷한 수치다. 내구도 소모를 줄여주고, 공격력이나 일부 스탯을 소폭 올려주는 정도다. 코스튬을 뽑는 이들을 위한 보상 차원 수준인 셈이다.
물론 고점을 바라본다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치지만 대다수 유저가 큰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뽑아갈 수준은 아니다. 또한, 엘리트 등급의 접근성 높은 상품들도 많고 추가 효과도 가격 대비 유니크에 크게 밀리는 편은 아니다.
도감 보상도 여타 게임의 컬렉션처럼 추가 스탯을 주는 게 아닌, 연금술 소모성 재료로 주기 때문에 부담도 적은 편이다. 하위 재료롤 소모해 상위 등급의 패션 및 펫으로 변환시키는 승급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다만, 꾸미기라는 '선택의 영역'에 추가 능력이 들어간 이상 유저들의 날선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들어가는 재화에 비해 성능은 그다지 좋지 않다
- 접근성이 높은 엘리트 아이템도 쓸만한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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