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네이버 의장 복귀
"AI시대를 이끌어갈 사명감 있어"
검색서비스 AI브리핑 27일 출시
'온서비스 AI' 전략 속도 높일 듯
'아랍어 LLM' 글로벌 영토 넓히고
엔비디아와 손잡고 동남아 공략도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26일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
[서울경제]
8년 만에 경영 최전선에 복귀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연임에 성공한 최수연 대표와 인공지능(AI) 혁신에 힘을 쏟는다. 사업 키를 쥔 이 의장의 주도 아래 네이버의 서비스 전반에 AI를 탑재하는 ‘온 서비스’ 전략이 본격적으로 실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소버린(주권) AI’를 앞세운 해외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의장의 사내이사로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 의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이사회를 거쳐 의장직에 올랐다. 이 의장은 이사회 활동에만 전념하기 위해 지금껏 맡아왔던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자리를 내려놨다.
이 의장의 이사회 복귀는 약 8년 만이다. 앞서 이 의장은 2017년 3월 “회사 사업에만 매진하겠다”며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왔고 이듬해에는 19년 만에 등기이사에서도 사임했다. 이사회를 떠난 뒤에는 해외 사업을 비롯한 큰 비전 창출에 집중해왔다.
이 의장은 이사회에 복귀한 후 네이버의 AI 사업에 특히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장은 “네이버가 AI 시대 이끌어갈 회사라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인터넷 시대에 시작된 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의 파고까지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었던 핵심은 혁신 기술을 이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 바꾸겠다는 열정과 더 큰 시장과 자본력을 가진 기업들과 다른 방식으로 싸워온 네이버만의 투지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 기술 분야에서 네이버를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젊은 리더들이 언제나처럼 이용자와 기술을 가장 중심에 두도록, 과감하게 시도하고 자신 있게 도전하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 의장은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네이버는 구글 등 빅테크에 맞서 25년간 견뎌오고 살아왔던 회사”라며 “검색·숏폼·AI 등 네이버만의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면서 이 의장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운 최 대표는 이 의장과 함께 AI 혁신 및 신사업을 담당하며 외형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6일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성남=김성태 기자
네이버는 전체 서비스에 AI를 탑재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에 역량을 쏟을 것으로 예측된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를 요약해 제공하는 AI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을 27일 출시한다. 커머스 분야에 특화한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도 연내 내놓을 예정이다. 커머스 AI 에이전트는 포시마크, 크림 등 소비자간거래(C2C) 서비스에도 활용한다. 최 대표는 “AI 기술이 별도의 독립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사업인 검색, 광고, 커머스 콘텐츠 등 주요한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서비스 전반에 걸친 고객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매진한다. 이를 위해 중동 등 비서구권 국가를 중심으로 소버린 AI 전략 실행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이 의장은 “전 세계가 한 두 개의 AI만 쓰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라며 “인터넷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네이버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라인과 웹툰의 사례에 이어서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맡겨진 임무”라고 말했다.
성남=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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