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정보국,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 공개
"러-우크라, 부분 합의 의향"…전면 휴전엔 회의
"중국, 가장 위협적인 행위자…그린란드 참여 확대"
"김정은, 최소 핵보유국 지위 추구…핵실험 준비돼"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대통령이 전쟁 장기화를 감수할 의지가 있으며, 전쟁이 끝나도 러시아는 미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미국 국가정보국 보고서가 25일(현지 시간) 나왔다. 2025.03.26.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부분 휴전에 동의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장기전 감수 의지가 있으며 전쟁이 끝나더라도 러시아는 미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미 정보당국 평가가 나왔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25일(현지 시간) 공개한 '연례 위협 평가'(ATA) 보고서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최대 위협으로는 중국을 꼽았고, 러시아와 이란을 차례로 언급한 후 북한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러, 북한 등 지원으로 전쟁 비용 회복…푸틴, 큰 대가 치를 각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서방과 대리 분쟁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의도치 않은 확전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나든 러시아의 지정학적, 경제적, 군사적, 국내 정치적 동향은 미국의 힘과 존재감, 글로벌 이익에 대한 러시아의 회복력 및 지속적인 잠재적 위협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전쟁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지만 "중국, 이란, 북한의 확대된 지원 덕분에 적응력과 회복력을 입증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이 전쟁을 미국과 전략적 경쟁, 세계사, 개인적 유산에서 결정적인 시기로 생각한다"며 "승리하기 위해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각오와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계했다.

러시아 국민 대부분 전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을 대체할 지도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낮다고 봤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3.26.

휴전 관련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모두 전쟁을 끝내는 방법에 대해 미국과 계속 논의하는 데 관심이 있으며, 부분 휴전을 시험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로선 둘 다 전쟁 장기화 위험이 불만족스러운 합의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볼 것"이라며 "러시아의 긍정적인 전장 동향은 어느 정도 전략적 인내를 허용하고, 우크라이나의 경우 실질적 안보 보장 없이 영토를 양보하면 국내 반발과 향후 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장쑤성 분과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5.03.26.

"중국, 미국에 가장 위협적인 행위자…그린란드 참여 확대"

보고서는 중국을 미국 이익을 가장 위협할 행위자로 꼽았다. 다만 "러시아와 이란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으로 세계 경제 및 외교 이미지를 위험에 빠뜨리지만, 중국은 이보다 신중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등 협력이 증가하면 위협이 확대되고 적대 행위 발생 위험도 커진다고 경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광산 프로젝트, 인프라 개발, 과학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그린란드에 대한 참여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30년까지 세계 1위 인공지능(AI)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다각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게 거의 확실하다며,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 생명공학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 통일 목표 달성을 위해 대만에 더욱 강력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양안 갈등이 미국과 글로벌 경제 및 안보 이익에 막대한 비용이 들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제3차 전국인민반장열성자회의 참가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photo@newsis.com 2025.03.26.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정은, 최소 핵보유국 지위 추구…핵실험 준비돼"

보고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협상력과 위상 강화, 정권 보호, 최소한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암묵적인 인정을 받기 위해 역내 미군과 동맹국들은 물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능력과 재래식 능력의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밀착 강화로 재정적, 군사적, 외교적 지원을 확보했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줄였으며 "북한군과 무기 체계에 진정한 전투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김정은은 2019년 이후 전략적 무기 개발, 러시아와 밀착 심화, 북한의 경제적 내구성이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고 제재 완화에 대한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은 단기간 내 또다른 핵실험을 단행할 준비가 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 협상에서 지렛대 일환으로 자신들의 향상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발사를 지속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AP/뉴시스]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5일(현지 시간)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3.26.

보고서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특히 안보와 경제 관련 미국의 역량과 이익에 도전할 수 있는 활동들에 관여하고 있다고 본다"며 "경우에 따라 서로 다른 영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표적 삼고, 제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서로 협력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마약 조직도 비중 있게 평가하며 "미국인 삶과 국토 안보와 번영, 미국의 힘을 위협하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자 문제에 강력 대응 중으로, 최근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로 베네수엘라 갱단 등 300여명을 추방했다. 이후 적법성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지난 18일까지 정보를 토대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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