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작년 12월 자체 개발 양자 칩 '윌로우' 공개
AI 하드웨어 담당 디렉터 "응용분야, 고난도 시뮬레이션"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 사무실 앞 회사 로고. / 사진=연합뉴스
구글의 양자 컴퓨팅 부문 최고위 임원이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실용적인 응용 분야에 활용되기까지 약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인류의 난제를 해결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줄리언 켈리 구글 양자 인공지능(AI) 하드웨어 담당 디렉터는 미국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터는 최첨단 물리학 연구나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 생성에 기여할 수 있다"며 "양자컴퓨터로만 풀 수 있는 실질적 응용 분야의 획기적인 발견까지는 앞으로 5년 정도가 남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값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를 활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이는 기존 컴퓨터가 사용하는 이진법 비트와 달리 중첩과 얽힘 상태를 이용함으로써 계산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켈리는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언어로 작동하며,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양자컴퓨터의 응용 분야로는 고난도 물리학 시뮬레이션을 꼽으며 "기존 컴퓨터로는 다룰 수 없는 복잡한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자컴퓨터가 AI 학습을 위한 새로운 데이터 생성에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었다. 현재의 AI 모델은 기본적으로 기존 컴퓨터에 최적화돼 있으며, 동일한 방식으로 양자컴퓨터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양자컴퓨터의 잠재적 응용 중 하나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형태의 데이터를 생성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IBM과 함께 양자컴퓨팅 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구글에 따르면 '윌로우'를 장착한 양자컴퓨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프런티어(Frontier)'가 10셉틸리언 년(10의 24제곱년)이 걸려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모회사 알파벳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달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정부 정상회의(World Governments Summit)에서 "실질적으로 유용한 양자컴퓨터는 5~10년 이내에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지난 1월, AI 반도체 분야 선두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려면 2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언급해 관련 업계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그의 발언 직후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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