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학회, 중소상공인 판로지원 강화 위한 정책포럼
불안해진 유통환경 속 신뢰도 높은 판로 필요성 제기
“T커머스, 입점 부담 적고 매출 확보 가능성 높아”
T커머스 과열경쟁은 우려…“육성 방안 고민해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을 위해 중소상공인 특화 데이터 홈쇼핑(T커머스) 채널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승규(왼쪽에서 여섯번째부터) 국민의힘 의원, 박경도 한국유통학회 회장,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유통학회 정책 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유통학회)
한국유통학회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상공인 판로지원 강화 방안’을 주제로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박경도 한국유통학회장과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제발표와 토론 등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중소상공인이 전에 없던 위기를 겪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특히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지연 사태에 이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에 따른 납품대금 지급 지연 우려로 유통환경이 불안해진 만큼 신뢰도 높은 디지털 판로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여찬구 군산대 교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2023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 중 ‘경쟁 심화’가 59.1%로 가장 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밀 경쟁 구조에서 대기업과도 경쟁해야 하기에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라며 “이들이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판로 개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인 이호택 계명대 교수는 판로 개척 방안으로 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채널 도입을 제안했다. T커머스는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TV 홈쇼핑과 달리 녹화방송으로 진행되는 상거래서비스다.
국내 홈쇼핑 채널은 TV 홈쇼핑 7개, T커머스 10개 등 17개다. 이중 TV 홈쇼핑 5개사(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NS홈쇼핑)는 T커머스 채널 5개를 겸영하고 있으나 중소기업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홈앤쇼핑, 공영홈쇼핑 등은 T커머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교수는 “TV홈쇼핑은 중소상공인이 이용하기에 비용이 만만치 않고 품질 기준이 너무나도 까다로워 판매 창구로 적합하지 않다”며 “T커머스는 데이터 방송이라 24시간 내내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상품 소개 영상을 보고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판매 비용을 줄이면서도 매출을 늘릴 수 있어 중소기업에 좋은 대안”이라며 “다품종 소량 판매로 재고가 적은 소상공인들에게는 훨씬 적합한 판매 채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T커머스도 중소상공인 상품을 우선 편성하는 전용 채널이 필요하다”며 “중소상공인 비용 부담 완화 및 T커머스 입점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상품 대비 유리한 판매 수수료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T커머스 도입이 주된 의제로 떠올랐다. 토론은 한상린 한양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정환 건국대 교수, 정연승 단국대 교수,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 손성원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도입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해당 채널만의 경쟁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홈쇼핑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채널 신설이 되레 과열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교수는 “T커머스는 수수료가 낮아 중소상공인의 운영 부담이 적고 24시간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이라 지속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면서도 “이미 17개 홈쇼핑이 있는데 추가 사업자가 들어오면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 중소상공인의 자금력과 역량 등을 고려해 신설 채널이 이들을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은 (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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