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 부채비율 증가로 입찰 경쟁 불리"…주주 반응 엇갈려
김동관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마이클 쿨터 해외사업 총괄 신규 선임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3조6000억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을 기습 발표하며 주가가 13% 급락했으나, 김동관 부회장 등의 자사주 매입(48억원) 발표로 일부 회복됐다. 2025.3.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성남=뉴스1) 박기범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25일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차입 시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이는 해외 수주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 열린 제48기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차입 등의 방식으로 단기간에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최근 빠르게 회복하는 유럽 방산업체와의 입찰 경쟁에서 불리해 유상증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유럽연합의 군수품 역내 조달 등 이른바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업체들의 견제를 뛰어넘기 위해 현지 대규모 신속투자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기간의 급성장과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회계방식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작년 말 연결 기준 281.3%로 상대적으로 높다. 방산 부문 수주가 2021년 5조 원에서 지난해 31조4000억 원으로 6배 급증한 영향이다. 만약 차입한다면 부채비율은 100% 포인트(p)가 증가한다.
무기 구매 국가들은 한번 구매하면 장기 유지보수로 최소 30년 이상 사용하는 방산제품 특성으로 인해 공급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며 재무 안정성을 중시한다. 이에 차입이 아닌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해외방산(1조6000억 원), 국내 방산(9000억 원), 해외조선(8000억 원), 무인기용 엔진(3000억 원)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이사가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3조6000억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을 기습 발표하며 주가가 13% 급락했으나, 김동관 부회장 등의 자사주 매입(48억원) 발표로 일부 회복됐다. 2025.3.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다만 현금 흐름이 좋은 상황에서 유상증자로 자본 조달한 데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3750억 원이다.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이 손해도 예상된다. 유상증자는 통상 주식 발행을 늘려 기존 주식 가치를 떨어뜨려 주주들에게 악재로 평가된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해를 당부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 반발 진화에 나섰다. 오너 일가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30억 원어치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손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이 각각 9억 원, 8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주주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주가에 대해 "단기적으로 하루 정도 충격이 있었지만, 어제(24일) 반등을 많이 했다"며 "중장기적 비전뿐 아니라 단기적 실적이나 수주 전망이 유효하고 좋기 때문에 펀더멘탈 밸류를 보고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다음 날인 21일 전날 대비 13.02% 하락했지만, 24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7.48% 오르며 반등했다.
한 전무는 해외투자처에 대해선 폴란드,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시했다. 그는 "주력 제품인 K9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레드백 장갑차가 있는데 3개 아이템 모두 폴란드, 루마니아 두 지역이 해당한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지상무기 체계의 현지화를 통해 매출 및 이익을 증가시키는 프로젝트"라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회사 측의 설명을 납득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한 주주는 "주주총회에서 별다른 반발이 없었다"며 "(회사가) 수출할 때 재무상태, 신용 건전성이 중요하다 보니 부채를 늘려 신용도를 저하하는 것보다 유상증자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 된다고 설명했고 충분히 납득 가능했다"고 했다. 다른 주주는 "어차피 오를 주식은 오른다"고 했다.
반면 서울 영등포에서 온 김지호씨는 유상증자에 대해 "주주들 돈을 빼앗는 행위"라며 "회사채 발행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유상증자를 줄이거나 철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마이클 쿨터 해외사업 총괄 사장 사내이사 선임, 이사 수 확대(7명→9명), 보수한도 총액 증가(90억 원→110억 원) 등 주요 안건은 모두 의결됐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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