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사흘간 방문…선거 전 영향력 추측
1월 트럼프 장남 이어 美고위인사 두 번째 방문
"방문 악의적…우리에 힘 과시하려는 것"

[셀마=AP/뉴시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부인 우샤 밴스가 미 대표단과 함께 27일(현지 시간) 그린란드를 방문한다. 사진은 밴스 여사가 지난해 11월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셀마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한 모습. 2025.03.24.

[서울=뉴시스]권성근 신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미국 합병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JD 밴스 부통령의 부인 우샤 밴스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고위급 대표단이 그린란드를 방문한다.

23일(현지 시간)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샤 밴스 여사가 아들 및 미국 대표단과 함께 27일부터 사흘간 그린란드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고, 문화유산에 대해 배우고, 그린란드 개 썰매 경주인 '아바나타 키무세르수(Avannaata Qimussersu)'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대표단에는 왈츠 안보보좌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 등이 포함됐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밴스 부통령 부인과 미 대표단 방문에 "매우 공격적"이라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에게데 총리는 그린란드 현지 매체에 "정치인(밴스 부통령) 부인 방문이 악의가 없다고 말할 순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무슨 이유로 그린란드를 방문할까? 유일한 목적은 우리에게 힘을 과시하려는 것 뿐"이라며 "그가 그린란드에 있는 것만으로도 트럼프의 사명에 대한 미국인의 믿음은 더욱 증폭될 것이고 압박은 더욱 세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펜하겐=AP/뉴시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왼쪽)가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총리실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4월 1일 그린란드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에게데 총리의 집권 좌파 정당 '이누이트 공동체당'은 이달 초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그는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우파 성향의 데모크라티트(민주당)의 옌스-프레데릭 닐센 대표는 미 대표단의 방문 시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미국은 우리가 아직 협상 중이고, 지방선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면서 그 순간을 이용해 그린란드를 다시 방문하려 한다"며 "그린란드인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린란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1월 7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 이후부터 희토류 등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미국에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올해 1월 그린란드를 방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덴마크는 (지리적으로) 그린란드에서 매우 멀다"며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권을 계속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도 그린란드 주민을 향해 "부유하고 안전하게 해주겠다"며 그린란드에 대한 집착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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