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부채비율 연결 281.3%, 별도 393.1%
"차입으로 투자하면 재무건전성 급격히 악화"
소액주주, 작년 최대 실적에 3.6조 증자 반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투자재원 조달을 위해 차입이 아닌 증자를 택한 이유로 재무건전성을 꼽고 있다. 빚으로 투자하면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증자를 통해 주주에게 새로운 자금을 수혈받아 자본을 보강하는 동시에 투자재원을 마련해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택한 것을 두고 주주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으로 증자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의 투자재원을 차입이 아닌 증자로 마련한 이유에 대해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기에 차입을 통해 시행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채비율을 보면, 작년 말 연결 기준 281.3%로 적정선(200%)을 넘어섰다. 부채비율은 2020년 말 216.6%, 2021년 말 181%, 2022년 말 286.7%, 2023년 말 317.2% 등으로 증가 추세다. 작년 9월 기준 부채비율은 397.4%까지 치솟았는데, 작년 말 한화오션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부채비율이 281%대로 안정화됐다.
하지만 한화오션 등 자회사를 떼어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393.1%에 이른다.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020년 말 132.6%, 2021년 말 145.8%, 2022년 말 227.4%, 2023년 말 350.4% 등으로 늘며 작년 말 400%에 육박했다. 2022년 한화디펜스·한화방산, 2023년 한화오션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방산회사에 재무건전성으로 평가되는 신용등급은 수주를 위한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보통 무기가 10년 이상 장기 계약으로 맺어지기 때문에 방산업체는 안정적 신용등급을 유지해야 한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저리에 돈을 빌릴 수도 있다.
부채비율 관리가 필요한 시기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맞물린 것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이사는 "투자시점을 실기하면 반짝 호황으로 끝나고 도태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번 증자를 끝내면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81.3%에서 213.7%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증자를 통해 새로운 자본 3조6000억원이 수혈된 효과다. 부채비율이 적정선에 근접하게 되는 것이다. 순차입금의존도는 17%에서 8%대로 낮아진다. 순차입금의존도는 자산대비 순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낮을수록 좋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입장에선 이번 증자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소액 주주 입장은 다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로 주주에게 오히려 손을 내밀고 있어서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룹 계열사로부터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3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자금을 투자재원으로 활용했다면 증자규모를 줄일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LS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내부 현금흐름 및 유동자산 현금화, 사채조달 등 다른 방법이 아닌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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