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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처음 라켓 잡았을 때의 설렘과 열정 그대로... 주원홍 회장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58
2025-03-24 15:28:00
<div><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3/24/0000010704_001_20250324152807995.jpg" alt="" /></span><br><br></div><span style="color:#7f8c8d"><span style="font-size:15px"><em><strong>“소강, 장호의 공로를 잊지 않고, 나 역시 좋은 선배로 남기 위해 희생과 포용 정신으로 임하겠다”</strong></em></span></span><br><br><span style="font-size:14px"><strong>“내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데 놔뒀어요. 수시로 보려고요.”</strong></span><br><br>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69)의 책상 옆 창가에는 액자 두 개가 놓여 있다.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빛낸 큰 어른으로 추앙받는 소강(小崗) 민관식, 장호(長湖) 홍종문 선생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 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 있는 주 회장의 협회 사무실 문을 열면 쉽게 눈에 들어온다.<br><br>소강, 장호 두 분은 모두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소강 선생은 1960년 제3대 협회장을 역임하며 학교 테니스부를 활성화했다. 장호 선생은 제6대와 제13대 회장을 맡아 8년 넘게 협회를 이끌며 국가대표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후원과 장충코트 마련 등의 치적을 남겼다. 두 분의 아호를 딴 소강배와 장호배 테니스대회는 오랜 세월 한국 테니스 꿈나무 육성의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테니스인의 밤 행사에도 민관식, 홍종문 두 분의 사진을 단상 바로 앞에 전시하고 추모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br><br>대한테니스협회 수장(首長)에 다시 오른 주원홍 회장은 “한국 테니스 발전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민관식 홍종문 두 분의 공로를 항상 되새기려 한다. 과거 역사를 부정하고 새로운 발전을 이룰 수는 없다. 만약 두 분 같은 존재가 계셨다면 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수모 같은 건 없었을 것이다. 나 역시 좋은 원로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br><br>그렇다고 주 회장의 시선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다. 한국 테니스의 중흥을 위해 새로운 바람과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br><br>2013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협회장을 지낸 주 회장은 “지난 8년 동안 나와 관련된 일로 인해 협회가 어려웠고 많은 테니스인이 걱정한 것도 사실이다. 결자해지 심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다. 나를 믿고 지지해 준 테니스인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라고 자신의 두 번째 회장 임기를 시작하는 소회를 밝혔다. 따뜻한 봄 기운이 완연했던 3월의 어느 날 서울 송파구 JW테니스클럽에서 가진 주 회장과의 인터뷰에서였다.<br><br>대한테니스협회는 주 회장 공백기에 전임 회장들이 ‘육사 코트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원금과 이자를 합해 미디어윌에 진 빚이 수십억 원에 이르면서 정상적인 기능조차 수행할 수 없는 빈사 상태에 빠졌다. 비리 의혹까지 겹친 직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주 회장이 당선됐지만 대한체육회가 이기흥 당시 회장의 전횡으로 주 회장 인준을 거부하고 오히려 관리단체로 지정하면서 더 큰 혼란에 빠졌다.<br><br>하지만 사필귀정이라고 했던가. 주 회장의 동생인 주원석 미디어윌 회장이 채무 전액을 탕감해 주는 통 큰 결정을 하면서 사태 해결의 물꼬를 트게 됐다. 결국 대한체육회의 주 회장 인준에 이어 올해 2월 테니스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이 해제되면서 비로소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됐다.<br><br>혼돈과 갈등에 휩싸였던 일련의 과정을 떠올리면서 주 회장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도 됐다. “테니스를 통해 많은 걸 누렸다.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였다. 반면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젠 욕심보다는 희생하고 포용하면서 테니스계를 이끌고 싶다. 오로지 한국 테니스와 후배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다짐만을 갖고 있다. 좋은 테니스 선배, 테니스인으로 남고 싶다.”<br><br>그의 말마따나 주원홍 회장은 최근 주위로부터 달라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과거보다 소통을 강조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자주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회장실은 대형 책상과 명패, 사각 회의 테이블 등이 놓인 딱딱하고 권위적이 분위기가 아니라 갈색 색조의 의자와 탁자 등으로 카페에 온듯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누구나 찾아와 커피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랑방으로 만들고 싶었다.” 주 회장의 설명이다.<br><br>주 회장은 테니스인의 밤 행사 때 10대 중반의 국내 남녀 유망주에게 지급하는 장학금 액수를 늘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용품업체 대표들을 일일이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협찬을 제안했다. 이런 발품 노력에 요넥스, 던롭, 헤드, 바볼랏 등 업체가 선뜻 동참했다.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도 동참했다.<br><br>주원홍 회장은 “12년 전 테니스협회장에 처음 올랐을 때만 해도 대기업이나 재벌의 후원이 많았다. 삼성이라는 든든한 스폰서도 있었다. 그래서 내 주관이나 짧은 경험을 갖고 그냥 밀어붙이면 그만이라고 여겼다. 이젠 협회가 중심이 돼선수를 키워야 하는 시대다. 그러기 위해 회장이 먼저 영업맨이 돼 뛰겠다”라고 말했다.<br><br>테니스 업계도 영세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테니스 인구 급증에 따라 매출이 늘어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협회와 업계가 서로 협력해야 파이를 더 키워 상생할 수 있다는 게 주 회장의 얘기다.<br><br> <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3/24/0000010704_002_20250324152808045.jpg" alt="" /></span></div><br><br><span style="font-size:14px"><strong>유망 선수와 지도자를 키우는 데 온 정성 쏟겠다</strong></span><br><br>주 회장이 구성한 새 협회 집행부는 선수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비즈니스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를 거둔 인물이 대거 포진됐다는 게 특징이다.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의 통합 협회 시대가 열린 만큼 마케팅을 강화할 의도다. “선수 후원을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위원회를 만들었다. 테니스 후원기업이나 뜻있는 후원자를 늘려 대회를 확대하고 펀드를 조성하려 한다. 일본에는 소니 회장의 이름을 딴 모리타 펀드가 있다. 그 대표적인 수혜자가 니시코리다. 우리도 선수 후원 펀드가 필요하다.”<br><br>유망주 육성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주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아이 리그나 승강제 같은 국내대회에만 예산 지원이 이뤄져선 안 된다. 지도자 급여, 선수들의 투어 비용 등에도 두루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 변경도 해야 한다. 장기적인 꿈나무 발굴 프로젝트 같은 공모사업에도 참여하려 한다”라고 복안을 밝혔다.<br><br>최근 한국 테니스의 국제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현이 2018년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반짝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메이저대회 본선에 출전하는 선수를 찾기 힘들 정도다. 주 회장이 지도자 시절 메이저대회 주니어 부문에서는 결승 진출자를 다수 배출했으나 요즘은 그조차도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한국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던 중국과 일본의 테니스 경기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협회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한국 테니스의 스포츠 외교 역량도 바닥으로 떨어졌다.<br><br>주 회장 역시 이런 비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삼성이 테니스 후원을 관둔 이후 기업의 적극적인 후원체계가 없었다. 선수 발굴도 제대로 못 했다. 한국 테니스가 뒷걸음질 하는 데도 절박하게 여기는 사람조차 별로 없었다. 세계 테니스는 점점 더 경쟁이 심해지는데 우리는 안일하게 변변한 대책 하나 마련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이제라도 위기의식을 갖고 지도자, 선수 부모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절실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겠다.”<br><br>그 해법의 첫걸음 가운데 하나로 지도자 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테니스협회는 최근 주 회장의 주도로 전담 코치 제도를 만들어 투어 경험이 풍부한 윤용일을 채용했고 추가로 지도자를 모집하고 있다.<br><br>주 회장은 “솔직히 우리 시스템이 좋아서 이형택, 정현 같은 선수가 나온 건 아니다. 어찌 보면 운이 좋았을 뿐이다. 선수 발굴이 중요한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제다. 재능 있는 선수가 제대로 후원을 받아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기 위해선 아직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험 많은 코치를 길러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기술 코치만큼이나 몸을 만드는 피지컬 트레이너도 중요하다는 게 주 회장의 설명이다. 한국 선수들이 서구의 경쟁 상대보다 체격, DNA가 떨어지는 만큼 전문 트레이너를 통해 테니스에 최적화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br><br>생활체육 스포츠로 테니스의 인기와 저변은 지난 몇 년간 폭발적으로 늘었다. 코트 부족에 따른 부킹 전쟁과 테니스 예절이나 매너 실종 등은 테니스협회에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주 회장은 최근 현장을 찾았던 여수오픈 사례를 들며 테니스 인프라 개선의 시급함을 지적했다. “실내 코트 두 동에 야외코트가 많은 데도 커피 한 잔 제대로 마실 공간이 없었다. 선수와 관계자들이 찬바람이 쌩쌩 부는 관중석에서 배달음식을 먹고 있어 안쓰럽더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해 기존 시설을 고급화해야 한다. 대회장소로 쓰이는 코트라면 설계 전부터 협회 공인검정위원회가 조언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충남 홍성에 예정된 유니버시아드 경기장 측에도 사전 협의를 요청했다. 누구나 쓰기 좋고 편하게 코트를 조성해야 한다.”<br><br>동호인 테니스가 활성화됐지만 지나친 경쟁 심리로 페어플레이가 실종되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도 나오고 있다. 주 회장은 “동호인대회에서 규칙을 어기거나 풋폴트가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한다. 규칙을 준수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등 품격 있는 테니스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국내 동호인 랭킹을 산정하는 단체가 세 곳이 나 있는데 하나로 통합할 필요성도 있다”라고 말했다.<br><br>주원홍 회장은 1969년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궁핍한 환경이었다. 라켓, 신발, 공 뭐 하나 귀하지 않은 게 없었다. 라켓 스트링이 끊어지면 이어서 썼다. 공이 헤져 가벼워지면 물에 적신 뒤 흙을 묻혀 무게를 늘려 치기도 했다. 부러진 라켓으로 게임을 마친 적도 있다. 선물로 받은 라켓이 너무 소중해 밤마다 물걸레로 닦은 뒤 껴안고 자기도 했다. 그로부터 반세기 넘도록 인연을 맺고 있는 테니스가 싫었던 적 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주원홍 회장.<br><br>1980년대 미국으로 테니스 유학을 떠나 선진 코칭 기법을 배운 뒤 국내에서 최연소 실업팀 테니스 코치가 된 그는 한국 테니스를 빛낸 숱한 스타를 키워낸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주 회장에 따르면 기업의 후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를 두드린 첫 번째 종목은 바로 테니스였다. 테니스가 성공 가능성을 열면서 골프로 확대돼 박세리라는 걸출한 스타가 나올 수 있었다. 여자골프 발전에도 테니스 역할이 컸던 셈이다. 그 중심에 바로 주 회장이 있었다.<br><br>“나는 테니스와 관련된 일이라면 포기를 몰랐다. ‘두드리면 열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불의에 맞서 싸우라’는 선친의 가르침도 컸다. 2년 동안 고집스럽게 삼성의 문을 두드린 끝에 테니스팀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박성희 이형택 조윤정 정현 등이 나올 수 있었다.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걸 시도하려 했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 테니스 발전을 위해 일하는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들을 키워낼 책임도 나에게 있다.”<br><br>어느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주 회장은 13세 때 처음 라켓을 잡았을 때의 설렘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테니스를 향한 열정 역시 여전히 펄펄 끓고 있었다.<br> <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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