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의성에서도 산불 진화 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은 주불 진화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작은 실수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번지면서 주택 수십여채가 불타는 등 피해를 남겼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산이 온통 흰 연기로 뒤덮였습니다.
불은 길게 띠를 이루며 타오르고, 쉴 새 없이 치솟는 연기에 산이 마치 흰 연기에 갇힌 듯한 모습입니다.
붉은 혓바닥을 내미는 산불 현장 곳곳엔 진화대원과 소방대원들이 들어가 사투를 벌입니다.
산불 진화대 차량이 임도를 타고 가파른 산을 오르자 곳곳에 불길에 휩싸인 현장이 나옵니다.
강한 물줄기를 내뿜으며 진화 차량이 지나가자 수증기가 피어오르며 불길이 금세 잡힙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불을 잡으려 밤샘 진화 작업까지 벌였지만 산불이 번지는 걸 막지 못했습니다.
불은 토요일(22일) 오전 11시 24분쯤 안평면 한 야산에서 묘지를 정리하던 성묘객의 실수로 일어났습니다.
산림 당국은 산불 3단계를 내리고 이틀 동안 진화 작업에 힘을 쏟았지만 강한 바람과 연기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임상섭/산림청장> "연무가 굉장히 많은 상황에서는 헬기가 투입되기가 어려운 시점이 있습니다."
늘어난 불길은 전체 98㎞에 이르는 긴 띠를 이뤘습니다.
피해가 예상되는 산불 영향 구역은 축구장 8,400여개와 맞먹는 6,000여㏊에 이릅니다.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 곳곳에 피해가 났고, 불길이 뒤덮은 마을은 처참한 모습입니다.
긴급 대피 지시에 정신없이 나왔다 돌아간 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변했습니다.
강풍을 타고 번진 불은 농기구와 주택을 모두 집어삼켰습니다.
농사를 앞두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농민의 가슴도 새카맣게 탔습니다.
<김민수/의성 산불 피해 주민> "몇 시간도 안 돼서 다 타 버렸어요. 하... 괴로워 말도 못하겠어. 아무것도 못 하고 다 태워 먹어서 말이 안 나온다. (한숨)"
이렇게 불탄 주택만 90채가 넘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35개 마을 주민 등 1,500여명이 마을회관과 체육관 등 대피소에서 불안함 속에 또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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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daegura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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