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는 ISS에 체류하던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 등을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이 지구로 돌아왔다. 사진에서 윌리엄스는 건강이 우주로 출발할 때의 모습과 사뭇 달라졌다. UPI/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6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떠났다가 예기치 않은 문제들로 9개월 동안 발이 묶였던 우주비행사 2명이 18일 지구로 돌아왔다. 이들이 몸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는 ISS에 체류하던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 등을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이 지구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 5일 약 8일간의 ISS 체류 여정으로 지구를 떠났다가 287일 만에 돌아오게 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들이 1년도 안 되는 동안 급속한 노화를 겪은 것으로 보여 몸을 회복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지구에 착륙한 직후 포착된 우주인들의 모습은 9개월 전과는 사뭇 달랐다. 특히 윌리엄스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년의 노화를 겪은 듯한 모습이었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 지구를 떠날 당시 길고 짙은 갈색 머리카락을 갖고 있었으나 그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해 있었다. 눈 밑의 주름과 다크서클도 더 심해진 듯 보였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몸은 지구의 중력에서 기능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우주의 무중력 상태는 인간에게 극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데미안 베일리 영국 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우주는 인간이 경험한 가장 극한의 환경이며 우리는 극한의 상황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진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BBC는 "우주를 경험한 사람들에 따르면 몇 주 동안 침대에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면 처음에는 편안한 느낌이 든다"라면서 "심장도 편하고 근육과 뼈도 유연하게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구에서는 가만히 서 있는 간단한 동작도 몸 전체의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이다. 그런데 이 같은 행동은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는 일어나지 않아 우주비행사들의 근육은 점차 사라진다.
심장과 혈관도 더 이상 중력에 반하여 혈액을 펌프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약해지기 시작한다. 뼈는 점점 약해지고 부서지기 쉬워진다. 지구에 도착한 우주인들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도움을 받아 캡슐에서 꺼내지고 들것에 실리는 이유다.
무중력 상태에서 몸의 체액도 이동한다. 체액은 지구에서 다리쪽으로 내려가지만 우주에서 가슴과 얼굴 쪽으로 올라간다. 우주인들의 얼굴은 붓게 된다. 이로 인해 뇌가 부어오르고 시신경, 망막, 심지어 눈의 모양까지 포함한 눈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우주에는 위, 아래, 옆이 없기 때문에 균형을 잡고 방향을 감지하는 '전정기관'의 기능을 왜곡시킨다.
건강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ISS에서 우주인들은 매일 러닝머신, 사이클머신을 이용한 운동을 2시간 동안 한다. 근육과 뼈의 건강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다. 지구에 도착한 윌리엄스와 윌모어는 앞으로 잃어버린 건강을 되찾기 위해 집중적으로 운동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초의 영국 우주비행사인 헬렌 샤먼은 BBC에 "우주인들이 지구에 도착해 근육량을 회복하려면 아마 몇 달이 걸릴 것"이라면서 "뼈의 질량은 회복되기까지 '2~3년'이 걸릴 수 있지만 뼈 유형에 미묘한 변화가 생겨서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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