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공동취재) 2025.3.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공식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는 '미묘한 시기'임에도 이 회장이 직접 중국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다는 점에서 그가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회장이 중국 방문 중 레이 쥔 샤오미 회장과 만나면서 삼성전자와 샤오미 간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사업 협력 기대도 높아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3일 '부당 합병' 등 혐의 사건에서 1심과 같은 무죄 선고를 받았다. 무죄 선고 이튿날인 4일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 등과 회동하며 '경영 활동 본격화'를 예고했지만 같은 달 7일 검찰의 대법원 상고로 제동이 걸렸다. 이 회장은 이달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 등을 제외하면 공개적인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이 공식 해외 일정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을 두고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시기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번 방문은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중국발전포럼(CDF)은 세계 각국 유수 기업 CEO를 비롯해 중국 고위 당국자가 대거 모이는 '중국 정부 주도' 행사다. 이런 행사에 이 회장이 참석하는 것은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와 교류뿐 아니라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 모색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회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동 가능성도 점친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 등을 운영하는 만큼 회사로선 중국 정부와 원활한 협력이 필수다.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삼성에 있어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대중(對中) 매출은 64조9275억원으로 전년(42조2007억원) 대비 53.8% 늘었다. 미주(61조3533억원) 대비 3조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지정학적 이슈 때문에 중국 시안 팹(공장) 운영에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미국,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해 시안 팹을 차질 없이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은 주요 수요처 중 하나"라며 "시안 팹은 중국 내부 고객 대응과 제품 공급을 통한 현지 시장 대응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고도 했다.
이번 중국 일정 중 주요 글로벌 업체와 협력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과 만났다. 양사 간 차량용 반도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 협력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CDF에 참석하는 다른 기업 CEO들과 폭넓게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CDF가 공개한 명단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애플, BMW, 퀄컴, AIA, 블랙스톤 등의 CEO가 참석한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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