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 시호지리시 소재 엡손 히로오카사무소 전경 /사진=한국엡손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엡손은 친환경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재탈퇴, 석유·가스 생산 규제 완화 등 반(反) 친환경 기조로 인해 기업의 책임경영이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지만 엡손은 23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이어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엡손은 지난해 전 세계 엡손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일본 제조기업 최초로 'RE100'을 달성한 바 있다. RE100은 기업의 사업장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려는 국제 캠페인이다.
나아가 각 사업장이 위치한 각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분석해 최적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 중이다. 현재 일본 본사 및 주요 R&D(연구·개발) 시설은 수력·지열·태양열을, 동남아 지역은 태양열·태양광 ·바이오매스를 활용하고 있다. 유럽 사업장은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공급한다. 엡손은 "친환경 공장 구축 초기에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영 비용을 줄이고 브랜드 가치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엡손 후지미 공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장비 /사진=한국엡손
더불어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친환경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엡손이 지난해 출시한 컬러복합기 'AM-C400'은 출력 시 열을 사용하지 않는 '히트프리(Heat-Free)' 기술을 탑재했다. 열 사용을 줄여 소비 전력과 탄소 배출량을 기존 컬러복합기 대비 최대 77%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프린터 노즐 상단에 있는 전기 소자에 소량의 전기 압력을 가해 잉크 방울을 뿜게 한다. 별도의 예열 과정 없이 즉시 결과물을 출력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밖에도 엡손은 종이 재활용 시스템 '페이퍼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무실에서 나온 폐지를 기계에 넣으면 자동으로 종이를 분해하고 가공해 새 종이로 만들어낸다. 필요에 따라 명함, 보고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엡손에 따르면 종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페이퍼랩을 통해 1년간 약 6.2t(톤) 절감할 수 있다. 엡손은 올 상반기 페이퍼랩의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엡손은 "ESG 경영은 제조업계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에너지 효율을 높인 생산 설비와 친환경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ESG 경영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을 형성하겠다"고 했다.
엡손의 에코프린팅 솔루션 '히트프리'가 탑재된 잉크젯(왼쪽), 엡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페이퍼 업사이클링 시스템' 페이퍼랩(오른쪽) /사진-한국엡손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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