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전파 망원경 사용한 최초의 성공적인 사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가 공개한 오디세우스 모습./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을 포함한 미국 연구진이 달 표면에서 최초로 전파 망원경을 사용해 신호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달에서 수행한 최초의 전파 천문 관측 사례로, 암흑 우주의 비밀을 푸는 새로운 관측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지난해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의 우주선 ‘오디세우스(Odysseus)’에 실려 달에 착륙한 전파망원경 ‘ROLSES-1′을 활용했다. 오디세우스는 민간 우주선으로는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지만, 충격으로 옆으로 넘어지며 많은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ROLSES-1은 무사히 살아남아 관측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ROLSES-1 전파망원경은 2.5m 길이의 스프링형 안테나 4개로 구성됐다. 오디세우스 착륙 전 우연히 두 개가 펼쳐졌고, 나머지 두 개는 착륙 후 원격 명령으로 펼쳐졌다. 이 네 개의 안테나는 단 몇 시간 동안 지구와 우주에서 오는 전파 신호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전파 신호가 멀리서 보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지구 대기권 상부가 전파를 굴절시키기 때문인데, 외계 행성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다면 외계 문명의 존재를 추적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또 이 장비는 초신성 폭발, 블랙홀 등 강력한 우주 현상으로부터 나오는 고에너지 입자가 은하계 자기장과 상호작용하며 나오는 전파도 감지했다. 연구진은 태양과 목성에서 나오는 전파도 관측하려 했지만, 전력이 소진되면서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조슈아 히버드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원은 “태양의 폭발 신호를 감지하기 불과 1분 전에 전원이 꺼졌다”며 “정말 안타까운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ROLSES-1의 성공은 제한적인 관측에 그쳤지만, 달에서 전파 망원경을 사용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과거 중국의 창어-4호 미션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지만, 착륙선 자체에서 나오는 잡음 때문에 실패로 끝난 바 있다.
NASA는 앞으로도 달에 더 많은 전파망원경을 배치할 계획이다. 올해 LuSEE-Lite를 시작으로, 2026년에는 LuSEE-Night와 ROLSES-2를 잇달아 발사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달의 분화구를 활용해 거대한 전파망원경을 건설하는 목표도 구상 중이다. 달의 뒷면은 지구의 전파 간섭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어 우주 초기의 정보를 담은 희미한 전파 신호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튜어트 베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그 시기의 우주는 단지 팽창하는 가스뿐이었다”며 “그 흔적을 포착할 수 있다면, 별이 생기기 전 암흑물질의 에너지 구조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지난 12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arXiv(2025), DOI: https://doi.org/10.48550/arXiv.2503.09842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