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계기 시진핑 방한·한한령 해제 등 현안 논의
中 발표엔 한반도 관련 中입장·서해 철골 구조물 등 언급 없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1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1/뉴스1
(서울·베이징=뉴스1) 정윤영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2·3 비상계엄 이후 개최된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의 횡포에 맞서 함께 디커플링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의 방한, 한반도 정세, 문화 교류 복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
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전일 일본에서 조태열 외교장관과 만나 "중한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로 자주 왕래하고 더 가까워저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올해는 중국인민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이자 한국 광복 80주년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고 역사는 교과서로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앞길을 밝혀 준다"며 "중국의 한국 정책은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 내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항상 중한 선린 우호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수교의 초심을 유지하고 적극적이고 우호적 대중국 정책을 시행하며 중국과 함께 중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시켜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왕 부장은 올해와 내년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연이어 열리는 점을 언급하며 "양측은 양국 지도자의 합의를 잘 이행하고 서로의 성공적 회의 개최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이 되는 해 임을 거론하며 "2단계 협상을 가속화 해 조속히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왕 부장은 "중국과 한국은 모두 자유무역의 수혜자이자 수호자로서 일방주의의 역류와 포악한 행위에 직면해 함께 '작은 마당과 높은 울타리'를 저지하고 '디커플링'을 반대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과 원활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조태열 장관은 APEC 계기 양측의 고위급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지방·의회·청년·문화 등 각 분야의 교류를 확대해 양국 국민의 우호적 감정 증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는 양측이 인적교류를 포함한 각 분야에서의 교류를 활성하고 한중간 문화 교류 복원이 양 국민 간 상호이해를 제고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장관은 국제정세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중단 및 비핵화 견인을 위해 중국 측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라며 "앞으로도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다만 왕 부장의 한반도 관련 입장은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선 빠졌다.
이와 함께 우리 외교부는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철골 구조물에 대해선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서해에서 중국의 활동으로 인해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 해양권익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자, 왕 부장은 "해양권익에 대한 상호존중이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이 문제에 대해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 측 발표문에선 해양 문제 관련 소통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ejj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