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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시골로 가자, 카레닌에게도 좋을 거야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0
2025-03-19 11:35:0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span style="color: #333333;"><span style="color: rgb(0, 184, 177);">동그란의 마음극장</span> </span>영화 ‘프라하의 봄’(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VyobLMUI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658e66997b5c0e083088105ed1c2d90a98a1838067016db2dd5843f01151ae2e" dmcf-pid="qfWgKoRuIE"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프라하의 봄’의 한 장면. 오리온 픽처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1169xrjd.jpg" data-org-width="970" dmcf-mid="0f5VH27vm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1169xrjd.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프라하의 봄’의 한 장면. 오리온 픽처스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d5e1cc68f849a958b9ac9037a9a0bfda2854efd7ce4a3e0889fd5585fb24dc19" dmcf-pid="B4Ya9ge7wk" dmcf-ptype="general">봉준호 감독의 ‘미키17’을 보는데 문득 오래된 영화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프라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1988년 영화죠. 1968년 ‘프라하의 봄’이라는 사건이 시대적인 배경인데 ‘프라하의 봄’이라는 명명에는 우리가 ‘서울의 봄’을 말할 때 그렇듯이 역설적인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제목도 비슷한 복잡함이 있어요. 우연히 이 시대에 태어나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한 사람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한 존재와 이 세상은 서로에게 아무 의미도 없을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무게에 견딜 수가 없어질 때도 있지요.</p> <p contents-hash="5d72cac5771258291864818843ca48947c875ce896cdee2a17fdb31c4d81c1c9" dmcf-pid="b8GN2adzwc" dmcf-ptype="general">(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6bba959de2c0cc511b9cafc1d4c3ff9c12bb26635b8a846971854f863e7cb47" dmcf-pid="KKSizJP3OA"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미키17’의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2431nvel.jpg" data-org-width="970" dmcf-mid="pxLCJIEQr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2431nve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미키17’의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b9f7f2afea9a8f5f7efce9d1b47742ce5f15aa7d3797c5e707b1ce0f9b691336" dmcf-pid="99vnqiQ0wj" dmcf-ptype="general">‘미키17’의 주인공 미키는 이 시대 최고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 같아 보였어요.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젊은 남자 어른으로 산다는 건 어떤 걸까’ 싶을 만큼 그들은 이 세상의 주인공이었고 영웅이었는데 말이죠. 영화 속 미래의 시간에서 그 젊은 남자는 가장 값싸게 취급되는 소모품으로 전락해 있었어요.</p> <p contents-hash="4d76ce8cd6b810efdbe5df3042e4163ff68902cdcbcf60053c8832d71d945c71" dmcf-pid="22TLBnxpmN" dmcf-ptype="general">사채업자에게 쫓기다 우주로 내몰려 각종 험한 일을 당하며 죽지도 못하는 그의 체념과 절망을 보는데, 이건 허구 속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오늘, 이 시대의 청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감각이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죽음마저 끝없이 착취당하는 젊음이라니요. 지구에서는 살아갈 방법이 없어 우주로 가기로 결정하고 익스펜더블로 지원하는 미키. 어쩔 수 없이 내몰린 이 모든 상황이 스스로 결정하고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어쩌면 그렇게 지금 우리의 현실과 꼭 닮았는지요.</p> <p contents-hash="598518f7b4e76ecf6c1efda484cfd9edf318800c21fded6cd2050d42643d9cec" dmcf-pid="VVyobLMUOa" dmcf-ptype="general">미키에게 우주선 안의 생활은 모든 게 낯설었고 무엇보다 배가 고팠습니다. 그때 나샤라는 여인과 눈이 마주쳐요. 허기진 표정으로 어리둥절해 있는 미키에게 자기 옆자리를 권하고 음식을 나눠주는 나샤. 그 뒤로 우주선은 살만한 곳이 됩니다. 사랑이 금지된 우주선 안에서 사랑하고 사랑받을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미키는 익스펜더블로 살아갈 수, 아니 죽어갈 수 있었습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1944fd36079dc4885eba04cdfd05eda27ceb4d570b1175a1cd1f338ab6c6093b" dmcf-pid="ffWgKoRuw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프라하의 봄’의 한 장면. 오리온 픽처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3730ejkh.jpg" data-org-width="970" dmcf-mid="U3vUCpZwD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3730ejk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프라하의 봄’의 한 장면. 오리온 픽처스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316fce543f663ad15941fc7268c2f6969bc58c0c2904f81df93e93a8895561c" dmcf-pid="44Ya9ge7so" dmcf-ptype="general">1968년, 체코의 시골 마을에서 작은 주점의 점원으로 일하는 테레사가 ‘미키17’의 거울처럼 떠오른 게 바로 그때문이었군요. 테레즈는 가난하고 가진 기술이 없고, 해서 부모보다 나은 삶을 살 희망이 없었죠. 테레즈를 ‘미키17’의 미키와 비교한다는 건 부질없는 일이겠지만 테레즈에게도 유일한 희망 같은 우주선이 나타났고, 그것은 토마시였습니다.</p> <p contents-hash="75fc3780d0dee7131ceb85d63439c6f3f0eaa2923d0db73e8657c7b2e1c97d9d" dmcf-pid="88GN2adzmL" dmcf-ptype="general">어느 날 우연히 테레즈가 사는 마을에 출장진료를 나온 토마시와 눈이 마주치게 된 후로 무작정 그를 찾아서 프라하에 온 테레사. 토마시는 마치 강물에 실려 온 아기바구니를 우연히 발견해 건져 올린 사람처럼, 그녀를 돌봅니다. 하지만 토마시는 미키의 나샤처럼 충직하지는 않아요. 테레즈가 그의 삶에 들어왔다고 해서 여러 애인을 만나고 또 새로운 애인을 만들어가는 취미생활을 바꾸지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테레즈는 고통받지요.</p> <p contents-hash="3619384f3ce24c2565004f90a30ccd84d6b8dfd8f30bd70c788fdc3292778417" dmcf-pid="66HjVNJqwn" dmcf-ptype="general">토마시는 그녀를 위해서 개를 한 마리 사줘요. 테레즈는 그 개에게 ‘카레닌’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지요. (테레즈가 늘 읽고 있던 책 ‘안나 까레니나’의 주인공 안나의 남편 이름이지요.) 그리고 테레즈는 카레닌과 함께 토마시를 떠납니다.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낸 걸까요. 카레닌이 없었다면 그러지 못했을 거예요. 어느 날 우연히 내 앞에 나타난, 어디서 왜 나타났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약한 존재 하나를 돌보는 힘이 나와 세계의 관계를 바꾸는 겁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9716b0b5b175c1e8e8cf4b3afdc2d6f9af0e43954eec20e34b0f6a135ffa2e2" dmcf-pid="PPXAfjiBmi"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프라하의 봄’의 한 장면. 오리온 픽처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5525shet.jpg" data-org-width="970" dmcf-mid="uHqeUR41r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5525shet.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프라하의 봄’의 한 장면. 오리온 픽처스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db29b613b2081dfb70d58912912781704d24577797760d8effc4a5c3916effa" dmcf-pid="QQZc4AnbsJ" dmcf-ptype="general">‘미키17’을 보고 돌아온 날에 다시 한 번 ‘프라하의 봄’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어요. 1968년에 소련의 탱크가 프라하의 거리를 점령했을 때, 테레즈를 데리고 프라하를 떠난 토마시. 스위스에서 토마시는 자신의 삶을 되찾았지만 테레즈는 토마시를 떠나요. 카레닌을 데리고 프라하로 돌아가 버리죠. 토마시는 프라하의 테레시가 걱정되어 모든 걸 버리고 프라하로, 테레즈 곁으로 돌아오고요.</p> <p contents-hash="c8d046e1c8676fc31466763c7286832bfb572d6667e779091b61f0e13b128d02" dmcf-pid="xx5k8cLKDd" dmcf-ptype="general">프라하는 예전의 프라하가 아니었고, 토마스도 테레즈도 예전과 같지 않았지요. 결국 테레즈는 토마시와 카레닌을 데리고 시골로 돌아가요. 그토록 떠나고 싶어했던, ‘아무도 책을 읽지 않고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했던 시골로, 테레즈가 모두를 데리고 돌아가는 거죠. 테레즈의 마음속에 얼마나 큰 좌절과 체념이 있었을지, 동시에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p> <p contents-hash="8553456c1257132554d3b7d9f1e0c04f2c4d44bede2897850f4d38b21f45da01" dmcf-pid="yyn7lu1mDe" dmcf-ptype="general">그 모든 이유를 테레즈는 이렇게 설명해요. ‘카레닌에게도 좋을 거야.’ 진실로 그 말이 단 하나의 이유인 것을 이제는 알겠습니다. 카레닌에게 좋을 거라던 시골에서, 카레닌이 어느 날 한쪽 발을 절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을, 그 병든 개 한 마리를 지극히 돌보는 토마시와 카레닌의 모습을 그토록 길게 보여준 이유도요.</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f1ab12d610b49fae420b6bba59c700f7f87158e7ab46c25fec66f14cbabe7fd5" dmcf-pid="WWLzS7tsDR"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오리온 픽처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6982xume.jpg" data-org-width="386" dmcf-mid="7uy7lu1mr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9/hani/20250319113516982xume.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오리온 픽처스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89a17830ba9182b6b22935afcb8821b9b8a2ed684ca5fa6d59a93b6da664429f" dmcf-pid="YprPt6KGmM" dmcf-ptype="general">어느 날 우연히 내 앞에 나타난, 내가 돌보지 않으면 속수무책인, 결국은 떠나게 운명지어져 있는 그 취약한 존재 하나를 중심으로 새로이 평화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키17’ 속 미키와 나샤에게 아기 크리퍼 역시 그런 존재였지요. 누구냐고 아무리 물어도 답을 들을 수 없는 알 수 없는 존재를 ‘우리’가 다치게 할 수는 없어서 용기를 내고 위험을 무릅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평화가 질서를 잡아 나갑니다.</p> <p contents-hash="aa306fc3062738826c672449a193236daf8fb2d9b7d2150779c30dbd5c14e864" dmcf-pid="GUmQFP9Hrx" dmcf-ptype="general">우리가 참을 수 없는 건, 이 세계에서 내 존재가 한없이 가볍게 느껴진다는 문제나 이 세상에 살아갈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문제 같은 게 아닐지 몰라요. 우리가 참을 수 없는 건, 이토록 미약한 존재인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를 떠날 수 없는 마음, 그를 돌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마음일 거예요. 그 참을 수 없는 마음 하나에 내 모든 것을 거는 길만이 존재의 이유가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p> <p contents-hash="d668a9c2f9e6821abfb70b1f99c3cc091a1969e5e0a743cc51c68d8406036940" dmcf-pid="Husx3Q2XDQ" dmcf-ptype="general">영화 칼럼니스트 이하영 ha0282@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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