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학회 콘텐츠 거래체계 세미나
중복공급 늘며 플랫폼간 경쟁 심화
OTT 전달기간 짧아 유료방송 불리
콘텐츠 대가 산정방식 재검토 필요
한국방송학회가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체계 및 대가산정 기준 마련 필요성' 특별세미나에서 발표하는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헌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곽정호 호서대학교 빅데이터AI학과 교수(맨위부터) 사진=구자윤 기자
"방송 채널 사업자들이 여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콘텐츠를 중복 공급하는 멀티호밍 전략을 사용하고 짧은 홀드백 기간을 적용하면서 유료방송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의 멀티 호밍 방식과 규모에 따른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국방송학회가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체계 및 대가산정 기준 마련 필요성' 특별세미나에서 "멀티호밍 변수를 전제로 한 콘텐츠 대가 산정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이 사회를 맡고 정재민 한국방송학회 부회장(카이스트 교수)이 개회사와 좌장을 맡았다. 최근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감소세로 돌아섰음에도 지상파가 종합유선방송(SO)에 받는 재송신료 매출액은 2019년 3613억원에서 2023년 4550억원으로 증가했다. SO의 수신료 매출 대비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 비율은 90%에 육박해 SO의 지속 유지 가능성을 위해서는 콘텐츠 사용료 산정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황 교수는 김헌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와 함께 실시한 '방송채널 사업자의 멀티플랫폼 유통 실태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작년 8월 16일~12월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등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유료방송과 OTT에 콘텐츠를 공급한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1455개 프로그램 중 43.71%(636개)는 두 개 이상의 OTT에 중복공급(멀티호밍)된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호밍이 증가하면 플랫폼간 콘텐츠가 중복되고 경쟁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유료방송에서 방송된 콘텐츠가 OTT 플랫폼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일정 기간 지연(홀드백)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그 기간이 매우 짧아지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 주요 OTT 3사는 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된 직후 바로 콘텐츠를 OTT 서비스로 제공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특히 웨이브와 티빙은 그 비중이 90%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은 현재 10년 전 매출액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 교수는 "짧은 홀드백은 시청자의 즉각적 욕구를 충족해 OTT의 경쟁력을 높이지만, 유료방송 사업자에는 콘텐츠의 독점적 가치 하락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콘텐츠 배타성에 따른 차등 사용료 산정 방식, 플랫폼별 가입자 규모 및 시청률 영향 평가 반영 방식 등을 조건 없이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곽정호 호서대학교 빅데이터AI학과 교수가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마련 필요성 및 업계 기준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곽 교수는 "적용할 수 있는 배분기준이 불명확하고 콘텐츠 사용료 총액관리가 불가한 현 구조에서는 방송사업 지속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한 SO 업계에서 제안하는 대가 선정 기준인 △콘텐츠 사용료 비율 정상화 △방송 매출 증감 반영 △사용료 급변 예방 △채널군 설정 및 상대평가 △채널군 간 공정 경쟁 등을 소개했다.
이후 종합토론에는 노창희 소장, 변상규 호서대학교 문화영상학부 교수, 안정상 중앙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참석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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